짧은 이야기 생각하나 17

겁 많은 아기 미어캣 푸푸

by 한가람


"끼잉~ 끼잉~"

오늘도 푸푸가 잠에서 깨서 칭얼거립니다.

낮동안에 형들과 신나게 뛰어다니더니

힘들었던 걸까요?


어미는 푸푸의 얼굴과 등을 핥아주었습니다.

푸푸가 얼른 진정되어서 다시 잠들기를 바라면서 말이지요.


푸푸는 까다로운 아기였어요.

잘 놀라고 새로운 곳에 가보는 것도 싫어했고

낯선 먹이는 먹지도 않으려고 했죠.


동무들과 놀다가도 금세 풀이 죽거나

맘 상해서 혼자 돌아오는 일도 잦았어요.

어미는 걱정이 되었지만 내색하지는 않았어요.

성격은 저마다 다른 것이고

살다 보면 어떻게든 적응하게 된다는 걸

믿고 있었으니까요.


이렇게 푸푸가 힘들어하면 부드럽게 쓰다듬고

속상해하면 토닥여주고

의기소침해 있으면 맛난 것을 주거나

같이 놀아주었어요


여전히 잘 놀라고 겁도 많고

속상해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친구들과 점점 더 자주 많이 어울렸고

자기가 맡은 일도 해내고 있었어요.


무리에서 푸푸에게 겁쟁이라고 보는 시선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달라지는 푸푸의 모습을 기특하게

바라봐주시는 어른들도 많았어요.


푸푸는 냄새도 잘 맡고, 소리도 잘 듣고,

움직임도 잘 알아차렸답니다.

남들보다 훨씬요.

푸푸가 자주 놀라고 숨어버리는 것이

이유가 있었던 거예요.


어미는 그때마다 다정하게 받아주었어요.

냄새를 잘 구분해서

괜찮은 것과 피하는 것이 나은 것을 알려주었고

소리도 잘 구분해서

안전한 것과 위험한 것을 알려주었어요.

풀숲의 움직임도 위치와 크기에 따라

피해야 할 동물일지 아닐지 구별하는 법도 알려줬지요.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푸푸도 성체가 되었어요.

무리의 대장은 푸푸가 남들보다 뛰어난 감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지켜봐 왔어요.

그리고 결정을 내렸습니다.

푸푸에게 보초병의 역할을 맡기기로 한 거예요.


미어캣은 포식자가 아니었어요.

작고 약하기에 무리를 이루고 살며

늘 주위를 경계해야 했답니다.

그래서 보초병의 역할은 아주 아주 중요했어요.

남들보다 냄새도 더 잘 맡고, 소리도 더 잘 듣고,

움직임도 잘 알아차리는 푸푸에게

가장 잘 맞는 일이었어요.


어렸을 때 푸푸를 놀리던 친구들도

너무 여리다고 걱정하던 어른들도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이 너무 예민하다고

생각하던 푸푸도 대장의 결정에 깜짝 놀랐어요.


하지만 그 누구도 푸푸보다 더 잘할 수없을 것이라는

대장의 말에 반박할 수 없었어요.

다들 생각했어요.

자신들이 맡지 못하는 냄새도 푸푸는 맡아요

자신들이 듣지 못하고 흘려버리는 소리도

푸푸는 들어요.

자신들이 놓쳐버리는 풀숲의 움직임도

푸푸는 놓치는 법이 없었어요.


모두 대장의 선택이 좋다는 걸 인정했어요.

푸푸도 이렇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지만 말 그대로 자신이 잘하는 일이었죠.

그래서 기쁜 마음으로 보초병의 역할을 받아들였어요.

까다로운 푸푸가 믿음직한 푸푸가 되었어요.

어미는 그저 그런 푸푸를 꼭 안아주었어요.


푸푸는 언제나 푸푸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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