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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가람 Sep 17. 2024

글을 쓰고 있는 나

글을 계속 쓰고는 있는데 발행하지 못하고 내 서랍에 차곡차곡 쌓아두고 있다. 어떤 글은 표현 방식이 마음에 안 들어서, 어떤 글은 쉽게 읽히지 않아서, 어떤 글은 원래 의도를 못 담아낸 것 같아서, 어떤 글은 브런치 북을 만들기 위해 잠시 나만의 공간에 붙들어 두고 있다.


내 글이 읽힐 만 한지, 누군가의  시간을 소비하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늘 조심스럽다. 내 공간에 둘 때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바깥에 내놓을 때는 나의 삶, 나의 생각, 나의 감성이 투영되기에 이만하면 충분할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나름 다듬어서 낸다고 생각하는데 어떤 글은 지나고 보면 부족함이 느껴진다. 발행취소를 하고 수정해서 다시 발행하지 않는 이유는 지금의 나로서는 다시 한다고 해서 더 나은 글을 쓸 것 같지가 않아서다. 내 글이 성장하려면 내가 성장해야 하니 시간이 좀 더 흐르면 글이 마음에 들도록 쓸 수 있는 능력이 길러질 거라 믿는다. 그래서 지금은 그저 쓰고 있다.


 일상의 순간들을 붙잡아 글감이 될만한지 들여다보고  이야기가 떠오르면 적어 내려 간다. 생각의 흐름에 따라 글을 쓰다가 막히면 멈춘다. 이후에 다시 글을 보면 처음 쓸 때와는 감성이 달라져 있다. 어떤 때는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썼을까 싶다. 조금은 독자가  된 느낌으로 방향을 다시 잡아 글을 써 내려간다. 그렇게 쓰인 글들이 내 서랍에 모여있다.


이렇게 모인 글들을 보면 왠지 든든한 느낌이 있다. 마음에 드는 글이든 부족한 점이 느껴지는 글이든 글들이 모여 있다는 것에 안도하게 되나 보다. 이렇게 쌓인 글들이 늘어날수록 아마도 정말로 쓰고 싶은 글을 찾아내기가 더 쉬워진다고 믿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오늘도 떠오르는 생각대로 글을 쓰고 있다.

쓰고 나서 다시 읽어보고 이 표현이 더 적절한가 생각해보고 하고 싶던 이야기가 이게 맞나도 생각해 본다. 이 과정을 자꾸 반복하게 되는 걸 보니 나는 글 쓰는 것에 매력을 느끼고 있음이 분명하다.

고맙고 즐겁다.



-정말로 글을 잘 쓰시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지 늘 감탄하며 브런치를 보고 있습니다. 생각의 폭을 넓혀주고 다양한 간접 경험과 세상을 보는 시각을 전해주시는 많은 작가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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