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내가 아니었다면, 나는 어떤 사람이 되었을까? 때때로 그런 생각을 하곤 했다. 만약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을 쉽게 이해했다면, 더 많이 듣고 싶어 했을까? 더 수월하게 말하는 법을 배웠을까? 그랬다면, 더 많은 친구를 사귀었을까? 심지어 인기 있는 사람이 되었을까? 나는 아이, 정상 아이가 되어 가족, 선생님, 반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나를 상상해보려고 한다. 만약 내가 아니라 그런 아이였다면, 수학을 그토록 쉽게 배웠을까? 고전 음악의 위대하고 복잡한 구조가 처음 들었을 때부터 그토록 분명했을까?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 D단조>를 처음 들었던 때를...... 내가 느꼈던 강렬한 환희를 기억한다. 내가 지금 하는 일을 할 수 있었을까? 어떤 다른 일을 할 수 있었을까?
엘리자베스 문 [어둠의 속도]
누구나 종종 하는 생각이다. 내가 이런 사람이었더라면...내가 저 사람 같았다면...
부질없고 쓸모 없으나 누구나 이런 생각이 든다. 소설 주인공처럼 자폐인이 아니라 해도.
그 질문 반대편에는 분명한 진실이 있다. 지금 있는 너, 그 모습 그대로도 괜찮다. 조금 이상해도 괜찮다. 실은 '정상인'들도 제각각 조금씩 비정상이거든.
모두들 어느 한구석이 고장난 걸 숨긴 채, 아니 주로 고장났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지도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조금 이상해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