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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erican Movie

영화 만들기 쉬운 줄 아나

by 아피

창의적이고 열정이 가득 찬 사람들이라면 영화를 만들고 싶은 열망이 있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에 친구랑 영화 만들겠다며 핸드폰 카메라를 들고 동네 곳곳을 뛰어다녔던 기억이 있다. 이때의 경험이 영화를 공부하는 바탕이 된 것은 아니지만 영화에 대한 열정은 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듯하다. (사실 난 영화를 공부하는 사람 치고는 열정이 그리 대단하진 않다.. 자세한 사정은 마음의 준비가 되면 이야기하겠다..)


American Movie를 영어로 쓴 이유는 이 영화를 영어로 보았고 한국어 자막을 달고서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영화 이론 수업에서 매주 한 편씩 영화를 보는데 처음으로 본 영화가 이 영화였다. 영화를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에 관한 다큐멘터리이다. 제한된 상황 속에서 영화를 만드는 과정을 담은 영화인데 정말이지 처절하기 짝이 없다. 일단 주인공 마크의 가장 큰 문제는 돈이 없는 거다. 돈만 없는 게 아니라 전체적인 프로덕션 과정이 그다지 순조롭진 못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크는 3년 동안 영화를 만드는데 결국 영화 상영까지 하게 된다. 보다 보면 왜 저렇게 까지 하나 싶다가도 도대체 어떻게 하면 저렇게 열정이 샘솟을까 하는 궁금증도 든다.


영어 자막을 달고 봐서 정확히는 이해 못 했지만 제목인 American Movie는 American Dream에서 따온 듯하다. 미국의 기회의 땅이라고 생각하고 이 미온 사람들의 희망을 일컫는 말인데 희망적으로 영화를 만들어 보겠다 이런 맹락이었던것 같다. 배경이 30년 정도 전일 정도로 굉장히 오래된 영화고 슬랭도 많고 영어자막만 달고 봐서 내가 잘 이해했나 싶기는 하지만 그래도 제대로 배우기 시작하면서 보는 영화이기 때문에 브런치에 글을 남겨 보았다. 좀 지루하기도 해서 살짝 졸았지만 내용을 놓친 적은 없다.


영화 만드는 건 쉽지 않고 소규모로 만드는 건 더 쉽지 않고 그럼에도 돈은 많이 들고 이런 과정을 보면서 영화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나는 기본적으로 빵 터지는 재미가 없어도 예술성 있는 영화를 추구하기 때문에 이런 영화들이 왜 점점 나오지 않고 있는지 생각하는 기반도 생긴 듯했다. 순수예술 까지는 아니어도 상업과 예술 그 중간에 있거나 작품성 있는 상업 영화를 좋아하는데 최근에는 그런 퀄리티의 영화는 잘 나오지 않으니 영화관에 가도 재미가 없고 보고 싶은 영화도 잘 없었는데 새삼 왜 안 나오는지 알게 되었달까?


볼 수 있는 방법이 달리 더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영화를 제작할 열망이 있는 사람이라면 현실을 깨닫게 해 주거나 정신줄을 붙잡게 해 주거나 하는 방향에서는 봐줄 만한 영화인 것 같다. 그렇지만 나는 두 번은 안 볼 것 같은 영화.. 앞으로 영화에 별점이나 한줄평 주기를 연습해 보려고 하는데 내가 한다고 설득력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6점을 주고 싶다. 정신을 차리고 봤으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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