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소중함을 우주에서
몇 번 언급한 것 같은데 나는 별들에게 물어봐라는 드라마를 봤다. 엄청 기대했었고 얼마 전에 드라마를 끝내서 리뷰를 좀 써보려고 한다. 알지는 모르겠지만 별들에게 물어봐는 엄청난 혹평과 흥행부진에 시달리면서 끝이 났고 한동안 별들에게 물어봐를 검색하면 악플(?)밖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시청자 감수성과 안 맞았던 것 같다. 중간에 하차했다는 사람도 있고 500억을 어디다 버렸냐는 사람도 있고 대사와 서사 하나하나를 잡아 캐면서 굳이 굳이 화내가면서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그 정도는 아니고... 개인적이고 솔직한 리뷰를 해볼까 한다. 책 읽고 하는 것처럼..
개인적인 감상은 '너무너무 기대했는데 그 정도는 아니었다'였다. 나는 초반 4화 정도는 정말 재미있게 봤다. 무중력을 구현한 세트가 신기했고(알고 보니 뒤에 다 초록색 쫄쫄이 맨들이 배우를 붙잡고 있었다...) 초반 회차에서 투명한 것에 주인공 공룡(놀랍게도 주인공 이름이 공룡이다...)의 과거가 비치는 연출도 좋았다. 우주 소재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우주에서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라는 기획의도도 좋아서 굳이 싫을 이유는 없었다. 그런데 점점 갈수록 대사를 참아주기가 힘들었다. 일단 대사에 섹스라는 단어가 과할 정도로 많이 등장한다. 동물은 보통 교미한다고 하지 않나? 마우스와 초파리 모두에서 섹스라는 단어를 쓰고 인간에게도 섹스라는 단어를 쓰고 온통 이 단어를 써대는 바람에 나와 같이 보던 가족은 혀를 찼다. 나는 가족이랑 보는 게 민망할 정도였다... 또 그런 장면이 드라마에 적나라하게 나오는데 별로 한국인의 정서와는 맞지 않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안타까웠던 점 중 하나는 서브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는 거다. 예를 들면 우주정거장에 이승준이라는 캐릭터가 있는데 이 캐릭터에 대한 배경 설명은 드라마에 잘 나오지 않고 캐릭터 설정을 찾아 읽어야만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극 중에서 이 캐릭터가 하는 행동에 대한 개연성이 떨어진다. 우주정거장에의 에피소드 중 하나로 복권당첨 에피소드가 있는데 이승준 캐릭터가 왜 굳이 남이 주운 당첨 복권을 탐내는지 설명되지 않는다. 사실은 집이 매우 가난해 하루하루 빚만 불려 나간다는 설정이 있는데 그 점을 알지 못하는 시청자들은 그냥 남이 주운 복권을 욕심부리는 남자로 보일 수 있는 거다. 이런 식으로 작가가 만들어낸 설정을 드라마에 녹여내질 않으니 행동에 대한 의문점이 생길 수밖에 없다.
드라마 전체를 아우르는 대주제는 생명의 소중함인데 이 주제를 너무 큰 스케일로 풀어나가다 보니 내용이 산으로 가는 것 같다. 우주도 가야 하고 로맨스 코미디도 해야 하다 보니 원래 주제에 집중하지 못하고 자꾸 다른 김으로 샌다. 사실 주인공인 공룡과 이브는 생명을 소중히 하는 사람들이기는 하다. 공룡은 산부인과 의사고 이브는 마우스의 임신 실험을 하기 위해 우주에 올라간 사람이다. 초파리의 교미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20분 동안 우주선을 개방하지 않거나 마우스의 임신을 진심으로 기뻐하기도 하고 공룡이 불법으로 수정시킨 수정란을 죽어가는 상황에서도 건강한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걱정하는 사람들이다. 그렇지만 그걸 전달하는 방법이 그다지 공감이 가지는 않았을 뿐이다.
결말부에 대해서도 그다지 만족스럽지는 않다. 굳이 주인공을 죽여버린 이유를 모르겠달까? 드라마인데 해피엔딩으로 좀 해주지 그냥... 그리고 마지막에 우주태아 CG는 좀 뜨악했다. 아무리 우주를 자궁으로 비유한다지만 그건 좀 크리피 했다. 그리고 마지막 공룡의 멘트에 대해서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나는 괜찮았다. 이브의 아버지가 이브에게 남겼던 편지의 멘트였기 때문에 나는 그건 상관없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는 이해가 되었다. 생명의 가치는 모두 같으니 소중히 대하라는 메시지인 듯하다.
원체 연기 잘하는 배우들만 나와서 배우들의 연기는 괜찮았는데 좀 너무하다 싶을 내용도 너무 진지하게 연기해 줘서 내가 너무 힘들었다. 주연 배우도 촬영하다 그만두고 싶었다는데... 그럴 것 같다. 이게 무슨 말이지 싶은 것들 연기하다 보면 좀 힘들 것 같다.. 전체적으로 기대가 많았지만 실망을 더 많이 한 작품이 아닐까 싶다. 다만 남들이 너무 극혐 하는 정도로 싫은 건 아니고 그냥 많이 실망했다 정도...? 굳이 보라고 추천하진 않겠다... 다시 보라면 볼 수는 있을 것 같은데 남들에게 보라고 했다가 얼마나 욕먹을지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