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세계를 만들지 못한 나는
너의 세계로 가 스스로를 망쳤다.
만들다만 세계를 등지고 너에게로 가,
망가진 나는
너 또한 망칠지 몰랐다
이미 망쳤는지 망가졌는지
계속 있었다면 부숴졌을지.
어느 날 문득 세계 없이 헐벗은 나를 보다가
그리고 너를 보다가
우리가 느껴야 했을 것들을 나 혼자 느끼지 못했구나
자책했다.
그 날로부터 나는 나의 세계를 만들고자 했다
그 날로부터 나의 세계는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내가 보였다.
아쉬움은 없었다.
언제든 도망갈 수 있었다.
나의 세계가 있으니.
그러니 너가 보였다.
더이상 나는 외롭지 않고
더이상 나는 갈구하지 않고
그러니 너였다.
목적을 없애기 위해 나는 나의 세계를 만들었고
그때서야 네가 느껴왔을 것들을 상상했다.
나의 세계를 만든 나는
너의 세계로 가지 않았지만
너를 만났다.
@만났었고 만나오고 만날 모든 이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