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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섷잠몽 Jul 16. 2022

30년치 여정을 떠날 수 있는 이유

어느 날 길을 걷던 나그네가 산을 만났다.

산은 높았다

나그네를 옆을 보았다.

돌아갈까 올라갈까

앞으로 가야했던 나그네는 결정해야 했고

그는 오르는 걸 선택했다.

힘들겠지만 그게 빠를 거라고

그는 그것이 정도라고 생각했다


나그네가 산을 내려왔을 때 30년이 지났다.

오르던 때의 나이가 31.

오르는 데 15년 내려가는 데 15년.

그는 어느 새 노인이 되어있었다.


산 앞의 마을에 들어서자마 그는 목 놓아 울었다.

장장 30년을 이 따위 산에서 허비했다고.

사람들은 그를 손가락질했다.

“저 바보는 돌아서가면 1년를 될 길을 30년 가까이 바보짓으로 여기에 왔어”


그때였다.

노파가 걸어와 그의 앞에 앉았다.

“나는 당신이 그 산을 오르는 걸 보았지.”

노파가 나그네를 끌어앉고 말했다.

“언제 내려올까 기다렸어. 울지말게나. 자네는 30년을 허비했지만 이 산 정상에 오른 유일한 사람이니까.”


두 편의 소설이 있다.

31년 살며 보고 경험했던 일을 바탕으로

앞으로 30년을 준비해서 쓸 소설 두 편.


두려움에 소리친다

30년을 허비한, 이 바보짓 같으니라고!

절망하진 않을까

그 산이 나 혼자만의 산은 아닐까

30년치 종이 쓰레기를 끌어안고 혼자 우는 거 아니야


그나마 다행인 건

그 끝에서 그 책을 읽어줄 독자

판단 없이 읽어주는, 노파 같은 사람들


계속 쓰고 있는, 어쩔 수 없는 이유다

변변치 않은 작가와 대단치 않은 독자가 만나면

30년치 바보짓을 할 수 있다


여기서 끝내면 아쉽잖아 - 90세에 노벨화학상 받은 사람이 말했다. “비결은 장수야” 그래 일단은 61세까지 살아남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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