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적인 이야기를 지어볼까, 하면 이상하게 씩씩하고 사랑 받은 여자와 상처 받고 떠돌아다니는 남자 이야기를 쓰게 됩니다. 근데 이 아이디어는 사실 결혼한 친구들에게서 왔습니다.
80년대생 여자, 90년대생 남자 - 시놉시스
자연과 준석은 각각 같은 회사를 다니는 아버지를 두고 있다. 자연의 아버지는 전자회사의 사장이고 준석의 아버지는 직원이다. 두 아버지의 친분으로 둘은 종종 만나 놀고 누나 동생하며 지낸다.
그러다 IMF가 터진다. 유동성 위기로 회사는 파산 직전으로 몰리고 자연의 아버지 부탁에 준석의 아버지는 보증을 섰다가 빚더미에 앉는다. 낭떨어지라는 걸 깨달은 둘은 동반 자살한다.
아버지를 잃은 아이와 가장을 잃은 가족.
하지만 조부모와 어머니의 사랑으로 힘든 시기를 보낸 자연과 달리 준석의 삶은 끔직하다.
고등학생인 자연은 심리적으로 견뎌낼 힘이 있지만 이제 갓 8살인 준석은 불안과 공포를 느낀다.
엄마가 일하러 가면 반지하집에 홀로 남은 준석. 울며 엄마를 불러보지만 오지 않고, 울다 지쳐서 준석은 티브이를 본다. 밤이 되면 무서움 때문에 자주 뒤를 돌아보고, 잠들 때도 티브이를 틀어놓는다.
그렇게 둘은 각각 다른 청소년기와 유년기를 보내며 성인이 된다.
자연은 어린 시절 아버지를 존경하며 창업을 하고 어엿한 CEO가 된다.
반면 준석은 불안과 공포로 쉽게 상처 받는 사람이다. 마음에 문을 닫고 공사판을 떠돌며 아픈 어머니를 부양한다. 그에게 그나마 위안이라면 어린 시절 아버지가 선물했던 노트와 펜이다. 글 쓰는 걸 좋아해 준석은 어느 때나 글을 쓴다. 그럼에도 외로움은 채워지지 않는다. 하지만 어린 시절 기억으로 그는 누구와도 소통하지 않는다.
어느 날 자연의 회사 공사 현장에서 둘은 마주치고 옛 추억을 떠올리며 대화를 시작한다. 도망가려는 준석과 달리 자연은 준석을 붙잡고 준석은 와로움을 달래기 위해 저연과 함께 한다.
둘은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아버지의 회사가 있던 곳, 살던 집을 찾아다니고 자연은 준석의 아픔을 깨닫는다. 하지만 다가갈수록 준석은 도망치고, 아버지의 잘못 때문에 죄책감이 들어 미안한 마음만 커진다.
준석은 자연에게 다가가고 싶지만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원망, 자신과는 다른 유년시절, 현재의 지위에 열등감을 느끼고 도망친다.
그러던 중 어머니가 돌아가신다. 자연은 3일장 동안 자리를 지키고 준석을 챙긴다. 준석도 자연에게 어느 정도 마음의 문을 연다.
그렇게 서로 어정쩡한 관계를 지속하다 자연의 회사에 일이 터진다. 제품에서 발암물질이 다량 포함됐다는 루머.
회사가 휘청이는 가운데 자연은 준석에게 모진 말을 한다.
대출 상환이 앞당겨지며 회사가 파산 위기에 몰린 순간 준석은 자연을 위해 글을 쓰기 시작한다. 누군가를 위해 쓰는 첫 소설. 자신과 자연의 이야기를 자전적으로 쓴 소설은 펀딩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고, 그렇게 자연이란 사람의 진심을 알게 된 사람들이 진실을 깨달으며 자연의 회사는 다시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
준석은 루머를 퍼트린 자들에게 악성 댓글을 받고 자연은 걱정한다.
“괜찮아요. 나는 사람이 무섭지만 댓글은 안 무서워. 서로 강한 게 따로 있거야. 걱정마요. 익숙해 익숙해.”
그렇게 말하는 스스로를 보며 준석은 놀라고, 자연을 향해 웃는다. 자연 역시 웃고, 자연은 말한다.
“떡볶이 먹으러 갈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