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내가 소설을 잘 썼을 때
누군가 내게 너 소설 잘 쓴다고 말했다.
언젠가 내가 소설을 못 썼을 때
그 사람은 이 소설 참 못났다,라고 말했다.
실망하는 나를 보며 이렇게 말했다.
“이 소설이 못났다고 너 말고. 못 쓰여진 소설은 있어도 못 쓰는 작가는 없는 거야.”
아마도 그때부터 무언가를 쓴다는 게 참 편했다.
지금 쓰는 글을 못 썼다고 내가 못난 사람은 아니지, 하면서.
내일은 또 모르니까. 또 다른 소설은 잘 쓸 수 있으니까.
그런데 그 말이 왠지 관계에도 옮아간다.
‘못난 관계가 있어도 관계를 못나게만 맺는 사람은 없다’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