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트라우마 하나들 갖고 계시죠. 오늘은 제가 트라우마를 대하는 방식 한 가지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큰 불에 데인 아이는 커서 촛불을 보고도 떨기 마련입니다.
큰 개에 불린 사람은 치와와를 보고도 놀라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을 거에요.
저는 어렸을 때 꽤 트라우마 상황이 많았어요. 다 사람들과 관련 있죠.
그래서 저는 어린 시절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상황이나 사람을 만나면 얼어버립니다. 진짜 냉탕이 되어버려요.
근데 또 사람 자체는 열정적이라서 편안하면 온탕이 되죠. 그래서 제가 냉탕이었을 때 만난 사람들이 놀랄 때가 있어요.
‘너 이런 사람이었어?’하고요.
어쨌든, 트라우마 이 자식을 상대할 때 좋은 방법 한 가지를 알려드릴게요. 그건 바로 일상이에요.
꽤 지난 일인데 어릴 적 트라우마를 떠올리게 하는 상황이 찾아왔어요. 얼어버렸죠. 어떤 사람이랑 연락을 주고 받는데 어렸을 때 느낀 상실감 같은 게 계속 올라오는 거에요. 생각이 자꾸 그쪽으로만 가고, 불안하고 부정적인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이때는 제가 규칙적이고 바른 생활을 하려고 노력하는 시기였어요. 평소였다면 ‘아 불안해. 다른 거 못하겠어. 아무것도 안할래. 일도 손에 안잡혀.’ 라면서 연락 오길 기다리고 빨리 해결했으면 좋겠고 안절부절이었죠.
근데 일상을 좀 단단히 잡으려고 다짐하니까 이런 생각이 드는거에요.
‘아 일단 일어나.’
6시 30분 기상
‘야 이불 개.’
이불 개고
‘야 물 마셔.’
물 한 잔
‘야 달려.’
1km. 아침 런닝
이런 식으로 제가 하루 중 정해놓은 루틴을 그대로 따랐죠. 어떤 순간이든 어떤 상황이든 심리적 타격이 오든 제 루틴은 지키자고 다짐했거든요. 그리고 일할 때도 해야 할 일에만 집중했어요.
그랬더니 제가 생각해도 좀 신기한 걸 발견했죠.
불안하긴 해도 그런대로 견딜만 한 거에요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어찌저찌 그 사람과의 일은 해결됐어요.
이때 제가 느낀 게 뭔지 아세요?
‘뭐야. 머리가 복잡하고 이 불안이 날 잡아먹을 것 같아도 내 일상은 그대로잖아? 그냥 나는 나 할 일 해도 나를 지킬 수 있잖아?’
그 트라우마는 제 일상을 깨지 못했어요. 그건 단순히 생각이었고 신체의 반응이었죠. 그것들은 제가 할 일을 멈추지 못했고, 저는 제 생활을 지키면서 저를 지켰어요.
트라우마는 진짜 영혼마저 갉아먹어요. 잘 살다가 어느 순간 트라우마와 맞닥뜨리면 그동안 쌓아왔던 모든 게 무너지죠. 저는 이때 더더욱 일상을 붙들고 그동안 해왔던 일을 계속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트라우마 때문에 무너지는 것도 맞지만, 그 때문에 일상이 무너지면서 진짜 무너지는 거 같아요.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방법은 참 많죠. 많을수록 좋아요. 오늘 제가 소개한 방법은 그 방법 중 하나일 뿐이에요.
‘매일 매일 어떤 순간이 와도 지킬 수 있는 일상, 루틴을 만들어요’
‘그 일상을 붙들고 놓지맙시다’
오늘의 잡설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