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끔 경우의 수를 고려해야 할 때가 있다. 때로는 작은 선택들이 모여 하루의 흐름을 결정하고, 때로는 중요한 결정들이 우리의 삶을 크게 바꾸기도 한다.
오늘 우리 가족은 평소보다 훨씬 일찍 하루를 시작해야 했다. 나는 새벽 근무가 있어서 아침 6시에 가장 먼저 기상했다.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니 아직 어둠이 채 걷히지 않은 창밖이 눈에 들어왔다.
급하게 씻고 나와 간단한 아침을 챙기면서 출근준비를 했다. 6시 30분, 스티븐과 행복이도 기상했다.
각자 바쁜 일정이 있었기에 아침부터 모두가 시간과 싸워야 하는 날이었다.
행복이는 아직 덜 깬 얼굴로 억지로 눈을 비비며 침대에서 일어났고, 스티븐은 커피 한 잔을 급하게 내려 마시며 오늘의 일정을 확인했다. 오늘 아침이 더욱 정신없었던 이유는, 스티븐이 골드 코스트로 가야 했기 때문이었다. 행복이를 학교에 보내는 것까지 마친 후 바로 공항으로 향해야 했기에, 우리 셋은 빠듯한 시간 속에서 각자의 준비를 마쳐야 했다. 7시 정각, 스티븐은 행복이를 아침 돌보미 반에 맡기러 나섰고, 나는 출근 준비를 마치고 문을 나섰다. 그렇게 나는 출근을 해서 일을 시작했고, 행복이는 처음으로 아침 7시에 학교에 등교했다.
한편, 스티븐은 예정대로 공항에 도착했지만, 8시 40분 출발 예정이었던 비행기가 지연되었다. 처음에는 단순한 지연이라 생각했지만, 공항 전광판에 출발 시간이 계속 미정으로 표시되자 스티븐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오늘 골드 코스트에 가는 것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부모님에게 실버타운 계약서에 서명을 받아오는 중요한 일정이었다. 만약 비행기가 더 늦어지거나, 최악의 경우 취소된다면, 계약 일정이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스티븐은 경우의 수를 따지기 시작했다.
'이 비행기가 단순 지연으로 끝난다면 다행이지만, 혹시라도 취소된다면?'
그때부터 스티븐은 공항에서 다른 항공사의 비행기표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무사히 골드 코스트에 도착할 수 있을까?
아니면 또 다른 변수가 생길까?
이처럼, 때때로 인생은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그리고 우리는 그때마다 빠르게 판단하고, 또 다른 선택지를 찾아야 한다. 스티븐에게도 오늘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른 결단력과 유연함이 필요한 하루였다. 다행히도, 비행기는 취소되지 않고 한 시간 연착되었고, 스티븐은 예정보다 한 시간 늦게 골드 코스트에 도착할 수 있었다. 비록 지연되긴 했지만, 일정 자체가 무산되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한편, 나도 오후에 행복이를 픽업한 뒤, 곧바로 테니스 레슨을 받으러 이동해야 했다. 테니스가 끝나면 곧바로 풋살 경기장으로 향해야 하는 일정이다. 그래서 어떤 도로를 이동해야지 늦지 않고 풋살 경기장에 도착 할수 있을지 지도를 보고 경우의 수를 생각해야 했다. 하루가 끝나기도 전에,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주어진 일정을 소화하며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때로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기기도 하고, 때로는 한 가지 일이 끝나기도 전에 다음 일정을 준비해야 하지만, 그 속에서 우리는 적응하고, 계획하고, 그리고 결국엔 해내고 있었다.매번 한국의 축구 경기처럼 치열한 순간은 아니지만, 우리는 매일 선택을 하고 고민을 하며 살아가는 것 같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맬번니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