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특히 무슨 테스트를 할 때면 더욱 그렇습니다. 어쩌면 익숙하지 않은 변화에 대한 부담감 때문일 수도 있고,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는 불안함 때문일 수도 있겠지요.
저는 지금 당뇨로 인해 1년에 한 번씩 받는 눈 검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검사에서 노안이라는 결과를 받았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검사를 받고 싶지 않았습니다. 예약 날짜가 다가올수록 마음이 내키지 않았습니다. 귀찮기도 했고, 막상 검사를 받으면 원치 않는 결과가 나올까 봐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결국 안과에 갔고, 예상했던 대로 노안이라는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그 순간, 저는 잠시 멍해졌습니다. ‘노안’이라 하면 보통 나이 많은 어르신들에게 나타나는 증상 아닌가?’ 할아버지들이나 겪는 일인 줄 알았는데, 이제는 저에게도 찾아온 현실이 되어버렸습니다. 이제 저도 그런 나이가 되어가는 걸까요? 예전에는 먼 이야기처럼 들리던 ‘나이 듦’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는 기분이었습니다. 검사실을 나서면서 쓸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물론 노안은 자연스러운 과정이고,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일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안경을 맞추었습니다.
그렇게 검사를 마치고 난 뒤, 발 검사도 받았습니다. 당뇨가 있는 사람들은 눈 검사와 발 검사는 필수입니다. 검사를 받으면서 이런저런 질문을 했고, 그 과정에서 발 통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러자 검사해 주시던 분께서 물리치료사에게 추가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또 내일 물리치료사를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습니다.
이런 검사를 받을 때마다 제가 더 늙어가는 것 같아 두렵습니다. 머리로는 나이가 들면 몸에 변화가 오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이해하지만, 막상 직접 경험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였습니다. 제 몸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걸, 이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걸 다시금 실감했습니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도 삶의 또 다른 변화를 받아들이는 과정일지도 모릅니다. 변화는 늘 부담스럽지만, 결국에는 익숙해지는 법이니까요.
그러니 당장은 조금 씁쓸하더라도,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이 변화를 마주해야겠습니다. 검사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상황이 나아지는 것은 아니기에, 내일 물리치료 검사를 받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제발 아무 이상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 큽니다. 나이가 들수록 검사를 받을 때마다 정상이라는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지는 현실을 실감하게 됩니다.
예전에는 별다른 문제없이 지나갔던 일들도, 이제는 신경 써야 할 것들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며, 우리가 건강을 더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예방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기보다는, 적절한 시기에 필요한 검사를 받고, 건강을 돌보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이 듦이 마냥 두렵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 과정 속에서 더 건강하게, 더 현명하게 살아갈 방법을 배운다고 생각하면 조금은 긍정적인 시선으로 이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요? 앞으로도 스스로의 건강을 소중히 여기며,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겠지요. 혹시 저처럼 나이 40이 넘었으면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 보시는 것이 좋을지 몰라요.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맬번니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