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우의 수라는 개념을 나는 한국 축구를 보면서 배웠다. 브라질이나 영국처럼 압도적인 실력을 가진 팀이 아니라면, 대부분 경우의 수를 계산하며 대회를 치른다. 지금 행복이의 농구 팀도 그 상황이다.
현재 리그에서 1위 팀은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고 7승 2 무, 2위 팀도 6승 1 무 1패를 기록 중이다.
행복이의 팀은 오늘 경기에서 승리하며 4승 2 무 3패를 기록 3위 팀이 되었다. 반면 4위 팀과 5위 팀은 각각 3승 1 무 5패로, 오늘 전까지 3~5위가 모두 3승으로 엉켜 있었지만, 오늘 경기를 22대 19로 (행복이도 2점을 넣었다) 이기면서 행복이 팀이 3위를 확정 짓게 되었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더 중요하다. 남은 두 경기의 경우의 수를 고려해야 한다. 다음 주에는 4위 팀과 맞붙고, 마지막 경기에서는 1위 팀과 경기를 치르게 된다. 우리가 다음 주에 4위 팀을 이기면, 자동으로 세미 파이널에 진출할 수 있다.
반대로 지게 된다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오늘 경기에서 행복이 팀에게 패배한 5위 팀은 이번 패배로 5위로 밀려났다. 그들에게 남은 선택지는 단 하나, 남은 두 경기를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것.
만약 그들이 다음 주에 꼴찌 팀을 이기고, 그다음 경기에서 2위 팀에게 패배한다면, 그들도 4승이 된다. 여기서 변수가 발생한다. 4위 팀이 우리와 다음 경기에서 승리하고, 마지막 경기에서도 승리하면 5승을 기록하며 3위를 가져간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남은 경기에서 1위 팀을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황이 된다. 그러나 1위 팀을 이긴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다. 결국 우리가 가장 유리한 경우의 수는, 다음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하는 것. 경우의 수를 따져보면 명확하다. 다음 주 경기에서 이기는 것이 가장 확실한 길이다. 모든 것이 오늘 경기의 승리로 인해 조금 더 단순해졌고, 조금 더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남은 두 경기, 특히 다음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이 우리 팀의 운명을 결정짓게 될 것이다.
경우의 수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자동으로 세미 파이널 진출 확정.
4위 팀은 3승 1 무 6패가 되어 탈락 가능성이 커짐.
4위 팀이 4승 1 무 5패로 우리와 같은 승수를 기록.
마지막 경기에서 1위 팀을 반드시 이겨야 하는 부담이 생김.
5위 팀이 두 경기를 모두 승리하면 (5승 1 무 4패) 우리가 탈락할 가능성도 있음.
즉, 4위 팀과 5위 팀의 성적에 따라 우리가 4위로 밀려날 수도 있음.
4위 팀이 3승 2 무 5패가 됨.
5위 팀이 두 경기 다 이기면 5승이 되어, 3~5위 경쟁이 복잡해짐.
마지막 경기에서 1위 팀을 반드시 이겨야 할 가능성이 높아짐.
가장 안전한 방법은 다음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
패배하면 경우의 수가 복잡해지고, 마지막 경기에서 1위 팀을 이겨야 하는 부담이 커짐.
비기면 여전히 가능성이 있지만, 5위 팀의 성적에 따라 위험성이 커짐.
행복이가 농구를 시작한 지 벌써 3년이 되었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팀은 정말 강했다. 경기의 흐름을 주도하는 아이들이 있었고, 팀워크도 탄탄했다. 그래서 우승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핵심 선수들이 더 강한 팀으로 옮기거나 이사를 가면서 균형이 무너졌다. 그렇게 일 년 우승팀으로 기쁨을 즐긴 뒤, 팀은 점점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늘 상대한 상대팀 아이들이 전에 행복이 팀원들이었다. 솔직히 그들을 이겨서 좋았다.
그 이후는 행복이 팀은 지난 2년 동안은 리그 최하위, 소위 말하는 꼴찌 팀이 되어버렸다. 승리를 기대하기 어려운 시즌이 반복되면서 팀원들도 점점 위축되었고, 경기 결과보다 즐기는 것 자체가 목표가 되어갔다. 올시즌 6위 팀처럼 한 경기도 이기지 못했다. 처음에는 질 때마다 속상해하고 아쉬워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패배에 익숙해지는 법도 배웠다. 어쩌면 그 과정에서 행복이는 끈기와 인내, 그리고 팀워크의 진짜 의미를 배웠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올 시즌, 오랜 꼴찌 생활 끝에 반전의 기회가 찾아왔다. 오늘 경기에서 승리하며 3위를 확정 지었고, 이제 세미 파이널 진출을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섰다. 몇 년 동안 바닥을 경험했기에, 이번 승리가 더욱 값지고 특별하게 느껴진다. 처음 팀이 강할 때는 이기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2년 동안 최약체를 경험하고 나니, 이제는 이기는 기쁨이 얼마나 큰 것인지 온몸으로 알게 되었다.
이제 중요한 것은 다음 경기. 지금까지 쌓아온 노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행복이 팀이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그리고 확실한 것은, 팀 전체가 함께 성장했다는 것. 승패를 넘어, 서로를 믿고, 함께 이겨내며 나아가는 과정 자체가 가장 값진 배움이 되었다. 나는 바로 그 점이 가장 마음에 든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맬번니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