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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만에 처음으로 호주에서 얼굴 마사지를 받았다.

by Ding 맬번니언

지금 아들의 시험 준비를 내가 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아들이 하고 있는 건지 헷갈릴 때가 많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누가 주도적으로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점이다. 내가 아무리 신경을 써도, 결국 공부하는 것은 아들 자신이어야 한다. 부모가 대신 시험을 볼 수도 없고, 평생 옆에서 가르쳐줄 수도 없다. 그런데도 나는 여전히 아들의 공부를 붙잡고 씨름하고 있다. 이게 과연 맞는 방식일까? 우선 이번 일주일은 어쩔 수 없다.


그런데 요즘, 나 자신도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외모 관리다. 세월이 흐리면서 나는 나이를 별로 중요시하지 않았다. 그냥 일 년이 지나는구나 했다. 하지만 얼마 전 어깨가 아파지면서 나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헬스장을 다니면서도 어깨 관련 운동만 하지 않았고, 그 결과 말도 안 되게 어깨만 아픈 상황이 되어버렸다. 처음에는 단순한 근육통이겠거니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불편함이 커졌고, 결국 후회하게 되었다.

이제 내 나이가 되고 나니, 확실히 알겠다. "관리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의 차이"를 말이다. 젊을 때는 몸이 쉽게 회복되니까 대충 넘어갔던 것들이, 이제는 분명한 차이로 다가온다. 헬스장에서도 한 부위만 집중적으로 운동하면 균형이 깨지고, 관리를 소홀히 하면 그 부위가 약해지는 것처럼, 공부도 마찬가지 아닐까? 행복이가 지금 얼마나 공부를 하든, 얼마나 잘하든, 중요한 것은 스스로 주도적으로 공부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다. 내가 대신해 줄 수 없는 부분이니까. 어깨 통증이 내 몸을 통해 깨닫게 해 준 것처럼, 행복이도 직접 경험을 통해 공부의 중요성을 깨닫는 날이 올까? 결국, 나는 아들의 시험 준비뿐만 아니라 나 자신도 더 잘 관리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인생은 결국 얼마나 꾸준히 관리하고 준비하느냐의 차이라는 걸, 이제야 실감하는 중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스스로 하는 것이다. 아들이든, 나 자신이든, 결국 주도적으로 하는 것이 가장 큰 차이를 만든다. 나는 어깨 통증을 단순히 참고 넘기지 않았다. 무시하지 않고 물리치료사를 찾아가 원인을 분석했고,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찾기 시작했다. 아들도 언제 가는 그런 날이 찾아오면 좋겠다.


그리고, 19년 만에 처음으로 호주에서 얼굴 마사지를 받았다. 한국은 남자들도 얼굴 마사지가 조금 대중화되었지만 호주는 여자들이 주로 받는다. 그래서 처음에는 ‘굳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받고 나니 몸과 마음이 한층 더 가벼워지는 느낌이었다. 내 몸을 돌보는 시간이 단순한 사치가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과정이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 이제는 작은 부분까지도 신경 쓰기로 했다. 다음 주에는 치아 미백을 예약했다. 어쩌면 남들이 보면 사소한 변화일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의미 있는 변화다.


우리는 매일 늙어가는 것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어떻게 늙어갈 것인지는 내가 선택할 수 있다. 나는 그냥 흐르는 대로 나이 들고 싶지는 않다. 관리를 하면서, 나 자신을 가꾸면서, 좋아 보이게 나이 들고 싶다. 이것은 성형이랑은 다르다. 그리고 단순히 외모의 문제가 아니다. 몸과 마음을 함께 돌보면서, 삶을 더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태도를 갖는 것. 그리고 내가 스스로 관리하고 변화하려고 노력하는 것. 결국, 나 자신을 위해 하는 모든 노력은, 나를 더 나답게 만들어 가는 과정이 아닐까?


그냥 대충 나이 들어가면서 대충 포기하고 대충 하루를 살아가고 싶지는 않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맬번니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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