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는 최종적으로 내 책의 표지를 선택했다. 처음에는 출판사에서 보내온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아 고민이 많았다. ‘이대로 진행해야 할까? 아니면 솔직하게 의견을 말해야 할까?’ 출판사에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한참을 고민했다. 괜히 까다로운 저자로 보일까 걱정도 되었고, 처음 출판을 하는 입장에서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그대로 진행하고 싶지는 않았다. 솔직히,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책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내 이야기가 담긴 소중한 작품이다. 독자들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이 표지라면, 그만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출판사에 내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다행히 출판사도 열린 태도로 내 의견을 받아들였고, 여러 차례 논의를 거쳐 새로운 디자인을 시도했다.
어떤 사람들은 나에게 "외모보다 성격이 중요한 것처럼 글만 좋으면 다 필요 없다"라고 말했다. 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용이니, 표지는 그저 부차적인 요소라는 의견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독자들이 책을 만날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은 표지다. 책을 고를 때도, 서점에서 무심코 지나치다가도 표지가 눈길을 끄는 책이 있다. 나는 내 이야기가 담긴 책의 표지가 그저 그런 디자인이 되는 걸 원하지 않았다. 내가 정말 만족할 수 있는 표지를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처음 받은 표지가 마음에 들지 않았을 때, 용기를 내어 출판사에 의견을 전했다. 그리고 얼마 후, 두 번째 시안이 나왔다. 확실히 첫 번째보다 훨씬 더 나아졌고, 이제야 내 책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뭔가 부족한 듯했다. 그런데, 두 번째 시안을 보다가 아주 작은 그림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그 그림을 보자마자 문득 떠오른 아이디어가 있었다.
"행복이가 나를 위해 그려준 그림을 표지에 넣고 싶어요."
출판사에 이 제안을 했을 때, 처음에는 조금 의아해하는 듯했다. 하지만 내게는 단순한 삽화가 아니라, 행복이가 나를 위해 남긴 흔적이기에 더욱 의미 있는 선택이었다. 내 이야기를 담은 책인 만큼, 표지에도 내 삶의 중요한 부분이 담기길 바랐다. 그렇게 나는 내 책의 표지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가고 있었다. 이제, 이 책이 단순한 책이 아니라, 내 삶과 감정을 담은 하나의 작품이 되어 가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세 번째 시안이 나왔다. 이번에는 처음부터 기대감이 컸다. 내가 원하는 요소가 반영되었고, 행복이가 그려준 그림까지 들어간 표지였다.
그리고 마침내, 최종 선택을 내렸다.
책 표지를 처음 받았을 때의 실망감, 수정 요청을 하면서 들었던 고민과 부담, 그리고 다시 나온 시안을 보며 느꼈던 작은 희망들—이 모든 과정을 거쳐 마주한 최종 디자인은 완벽했다.
너무 좋았다.
이제야 진짜 내 책 같았다. 글뿐만 아니라, 표지마저도 나의 이야기, 나의 감정, 나의 인생이 담긴 작품이 되었다. 만족감과 뿌듯함이 밀려왔다.
그렇다. 이 책은 나의 모든 것이 들어간 하나의 상징이 되었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맬번니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