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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열심히 공부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by Ding 맬번니언

아들이 저번 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NAPLAN(나플란) 시험을 본다. 이번 주 시험 일정은 월요일에 기본적인 영어 문장 부호 및 글쓰기 규칙을 확인하는 시험, 그리고 수요일에는 수학 시험이 예정되어 있다. 그래서 주말 동안 아들의 공부를 도와주었는데, 생각보다 상황이 심각하다는 걸 깨달았다. 기본적인 개념을 너무 많이 놓치고 있었다. 특히, 시계를 활용한 문제 해결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이 가장 답답했다.

예를 들어,
"철수가 12시 10분에 출발해서 3시간 30분 뒤에 집에 도착했는데, 집에 도착한 시간은 몇 시인가요?"
이런 문제를 풀지 못하는 것이다. 단순히 시계 보는 것 자체는 가능하지만, 시간 계산을 응용하는 것은 어려워하는 모습이었다. 이건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꾸준히 신경 써야 할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시험이 끝난 후에도, 기본 개념부터 차근히 다시 정리해줘야 할 것 같다.

도대체 학교에서는 무엇을 가르치는 걸까?

나는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그 기준이 너무 심각한 수준으로 흐르고 있는 것 같다. 사실 내가 새벽반으로 근무를 변경한 이유도 바로 이 문제 때문이다.아들의 학습을 더 가까이에서 챙겨주기 위해서였다. 나는 모든 아이들이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호주는 공부를 단순히 '특성' 중 하나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 위주로 교육이 진행되고, 나머지 아이들은 그냥 들러리처럼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물론 한국도 학업 경쟁이 심한 사회라서, 이와 비슷한 문제점이 있음을 알고 있다. 정말 공부 잘하는 아이들 몇명과 그들을 따라가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지만 호주의 교육 방식은 때때로 지나치게 방임(放任)적인 느낌이 든다. 마치 아이가 공부를 따라오지 못해도 ‘괜찮아, 너는 공부 말고 다른 재능이 있을 거야’라는 식으로 흘러가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기본적인 교육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아이가 스스로 배울 기회조차 박탈당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더하기 빼기는 못하는 아이가 어떻게 곱셈과 나눗셈을 하고 곱셈과 나눗셈을 이해 못하는 아이가 분수를 할수는 없다.나는 적분을 할줄 알아야 한다 몰라도 된다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아이들에게 기본적인 학습 기회를 균등하게 제공하는 것.이것이야말로 교육의 본질이 아닐까?


그래서 많은 학부모들이 학교 교육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끼고, 따로 아이들의 공부를 시키는 것이다.호주에서도 공부를 사교육으로 보충하는 부모들이 꽤 많다. 물론 한국만큼 극단적인 사교육 열풍은 아니지만, 최소한 기본 개념은 확실히 익힌 후에 중학교에 보내고 싶어하는 부모들의 마음은 같다. 학교에서 모든 걸 다 가르쳐 줄 것이라 기대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다. 특히, 수학과 영어 같은 기초 과목에서 개념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 중학교 이후에는 따라가기 더욱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단순히 아이에게 "열심히 공부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것들을 스스로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교육은 학교에만 맡겨둘 수 없고, 부모도 함께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맬번니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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