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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플란 시험 결과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by Ding 맬번니언

모든 부모는 자기 자식이 잘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옆에서 도와주고 챙겨준다 나 또한 그렇다. 하지만 한 가지, 행복이에게 해줄 수 없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이 진짜로 하고 싶은 마음’이다.

살다 보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은 누가 말리지 않아도 스스로 하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나 역시 그랬다. 만약 하고 싶지 않았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한국의 지방 도시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결국, 내가 원했던 길을 따라 이곳 호주까지 오게 되었다. 한국에서 태어나, 호주에서 새로운 삶을 개척하고, 행복이의 아빠가 되기까지—
이 모든 과정은 내가 정말 하고 싶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아무리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어도, 결국 자신의 인생을 만들어 가는 것은 본인의 의지다. 행복이가 어떤 길을 선택하든,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찾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나아가길 바란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하지만 행복이는 아직 그런 자세를 보이지 않는다. 테니스도, 축구도 나름 실력이 있지만, 그 이상으로 더 발전하려는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 다른 아이들은 비록 실력이 부족해도 최선을 다하며 뛰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데 행복이는 잘하는 것 같으면서도, 정작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어떤 면에서는 자신이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해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실력을 뛰어넘어,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자신이 하고 싶은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다보면 좋은 결과들이 나온다.


최선을 다하는 경험이 쌓이면, 결국 그게 자신감과 성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행복이가 언젠가는 ‘하고 싶은 일에는 자연스럽게 최선을 다하게 된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되길 바란다. 하지만 지금은 그 계기가 무엇일지, 어떻게 동기부여를 해줄 수 있을지 고민이 되는 순간이다.



오늘도 이번 주 수요일에 있을 NAPLAN(나 플란) 시험을 준비하는데, 정말 머리가 터져버릴 것 같은 기분이다. 다행히도 이제 새벽반 근무로 바꿨기 때문에, 아이의 공부를 계속 봐줄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이번 나 플란 시험에서는 큰 기대를 하지 않기로 했다.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 2년.


2년 뒤, 행복이가 사립 중학교에 진학할 수 있도록 기초를 탄탄히 다지는 것이 지금 가장 중요한 목표다. 나 플란 시험 결과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이 시험을 계기로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고, 그 부분을 꾸준히 채워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2년 동안 최선을 다해 행복이가 기본기를 확실히 다질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이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맬번니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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