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사마 야요이(草間彌生, Yayoi Kusama)는 일본의 현대 미술가로, 독특하고 강렬한 시각적 스타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습니다. 주로 점과 그물 패턴을 활용한 설치 미술, 회화, 조각, 패션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점과 무한 반복 패턴: 쿠사마의 시그니처인 점무늬(Polka Dots)와 그물 패턴은 그녀의 트레이드마크로, '무한'과 '망상'을 표현합니다. 그녀는 이를 통해 자신이 겪는 환각과 정신적 고통을 시각화합니다.
무한 거울 방(Infinity Mirror Rooms): 거울과 빛을 활용해 끝없이 반복되는 공간을 창조하여 관객에게 환상적이고 초현실적인 경험을 제공합니다.
호박 조각(Pumpkin Sculptures): 호박은 쿠사마의 대표적 모티브 중 하나로, 둥글고 점이 찍힌 형태가 특징입니다. 그녀의 고향에서 자란 호박의 형태와 색감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정신 건강과 예술: 쿠사마는 어릴 때부터 정신 질환을 겪었고, 이러한 경험이 작품 세계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현재도 자발적으로 정신 병원에 거주하며 예술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세계적 명성: 뉴욕에서 활동하던 시기(1960년대)부터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앤디 워홀, 클래스 올덴버그 등과 교류하면서 전위 예술의 중심에 섰습니다. 이후 일본으로 돌아와 활동을 이어가며, 현재는 도쿄에 있는 쿠사마 야요이 미술관에서 그녀의 주요 작품을 볼 수 있습니다.
4월이면 쿠사마 야요이 특별 전시회가 끝나기에 우리는 행복이 학교가 끝나자마자 바로 전시회 관람을 하기로 했다. 행복이가 학교에서 3시 30분에 끝나니, 나는 조금 일찍 3시 25분쯤 도착해 행복이를 픽업했다. 기차를 타고 시내에 있는 NGV (National Gallery of Victoria)로 향했다. 이제 전시회가 몇 주 남지 않아서 전시회를 관람하기 위해서 찾아온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았다.
예약 시간인 4시에 맞춰 전시 관람을 시작했다. 전시회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압도당했다. 형형색색의 점과 무한히 반복되는 패턴들이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 세계는 그야말로 강렬하면서도 몽환적이었다. 전시장을 거닐며 작품 하나하나를 바라보는 동안 그녀가 왜 그렇게 유명한지 자연스레 이해되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스타일의 작품들이었다. 감각적인 색채와 반복적인 패턴 속에서 묘하게도 안정감과 해방감을 느꼈다. 전시가 끝난 후에도 그녀의 작품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대체 이 사람은 누구일까?"
그렇게 집에 돌아와 쿠사마 야요이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 그녀의 인생과 작품 세계를 하나하나 알아가면서 더욱더 빠져들었다. 세상과 단절된 고독 속에서도 끝없이 창작을 이어간 그녀의 열정과 의지가 놀라웠다.
쿠사마 야요이는 어린 시절부터 환영과 환청에 시달리며 자신의 두려움과 고통을 패턴과 점으로 승화시켰다. 그 점들이 무한히 이어지는 이유는 바로 그녀의 내면과도 같았다. 끝없이 반복되는 무한의 세계 속에서 스스로를 치유하며 예술로 표현해 낸 것이다.
그녀의 작품을 통해 나 또한 새로운 영감을 받았다. 단순히 아름다움이 아니라, 삶과 고통을 담아낸 예술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행복이도 전시를 보며 색감과 패턴에 흥미를 보였고, 우리 둘 다 각자의 시선으로 쿠사마 야요이의 예술을 느끼며 즐길 수 있었다.
이번 전시 관람은 그저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 깊숙이 스며드는 경험이었다. 예술이란 결국 나와 세상을 이어주는 또 하나의 다리라는 걸 다시금 느끼게 해 준 시간이었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맬번니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