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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커플의 데이트란 게 대체로 비슷하잖아요.

by Ding 맬번니언

행복이가 토요일에 친구 생일 파티 겸 슬립오버에 초대받아 다녀오는 날, 저희 커플은 오랜만에 둘만의 데이트를 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저희는 데이트할 때면 보통 저녁을 먹고 클럽에 갑니다. 그것이 저희 커플만의 데이트 루틴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르게, 로맨틱한 데이트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미리 찾아본 것이 바로 캔들라이트 콘서트였습니다.

마침 멜버른에서 열리는 콘서트 중 아델의 노래를 4중주로 연주하는 공연이 있었고, 망설임 없이 예매했죠. 그리고 그날 밤, 멜버른의 어둠 속을 부드럽게 물들이는 수천 개의 캔들 아래에서 우리는 아델의 노래를 들었습니다.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로 구성된 4중 주단은 "Someone Like You", "Easy On Me", "Make You Feel My Love" 같은 곡들을 열정적이고 아름답게 연주해 주었어요. 아델의 멜로디가 잔잔히 흐르고, 캔들 불빛이 눈앞에서 반짝이는 그 순간 저는 문득 스티븐의 손을 꼭 잡게 되었습니다.

말없이 함께 음악을 듣는 그 시간이, 너무도 깊은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클럽의 화려한 불빛과 시끄러운 음악 대신, 조용히 마음을 나누는 이 로맨틱한 데이트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가끔은 이렇게 평소와 다른 선택이 우리 사이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희는 종종 데이트를 하곤 하지만, 오늘 데이트는 정말 최고였습니다. 중년 커플의 데이트란 게 대체로 비슷하잖아요. 서로를 너무 잘 아니까,

늘 가던 식당, 서로 좋아하는 음식, 익숙한 장소…
좋지만 어딘가 예측 가능한 편안함이랄까요. 그런데 오늘은 달랐어요. 처음 가보는 식당에서 새로운 메뉴를 시도하고, 클럽 대신 아름다운 클래식 공연, 특히 아델의 노래를 현악 4중주로 듣는 콘서트는

정말 저희 같은 중년 커플에게 딱 어울리는 경험이었어요. 익숙함에서 벗어나 새로운 무언가를 함께 시도한다는 것, 그게 우리 사이에 작은 설렘과 감동을 다시 불러주는 것 같았어요.


오늘 같은 데이트는 그냥 하루가 특별했던 게 아니라, 우리의 평범한 일상 속에 다시 빛이 들어온 느낌이었습니다. 처음 만나서 데이트처럼 불꽃 뛰는 그런 데이트는 아니었지만 가끔은 이렇게 '다르게' 데이트해 보는 것도 중년의 사랑을 더 깊게 만들어주는 방법인 것 같아요.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맬번니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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