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뭐야? 나 시간 없어 죽겠는데..."

by Ding 맬번니언

오늘도 새벽부터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도시를 달리며 승객들을 하나둘 실어 나르고 있었죠. 그렇게 열심히 운전하는데, 이른 아침부터 이상하게 막히는 구간이 있었습니다.

속으로 생각했어요.
"뭐야? 나 시간 없어 죽겠는데..."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조심스럽게, 그러나 빠르게 운전대를 잡고 전진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문제의 구간을 지났을 때,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도로를 경찰차가 막고 있었고, 그 바로 옆, 트램 정류장 옆 주택에서 경찰들이 장갑을 끼고, 사진을 찍고, 무거운 표정으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마치 범죄 현장 영화 속 한 장면처럼, 경찰들이 집 안으로 들어가기 전부터 모든 움직임을 기록하며 현장을 확보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순간 직감했죠. "아, 뭔가 큰일이 벌어졌구나."

평소 같으면 "왜 이렇게 길이 막혀? 시간 없는데!" 하며 짜증을 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앞에서는 말이 나오지 않더군요.

아침의 분주함과 조급함이 그 순간 잠잠해졌습니다.

우리는 바쁘고, 급하고, 늘 뭔가에 쫓기듯 살아가지만 누군가에게는 오늘이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날일 수 있다는 걸 그 현장을 마주하며 다시 느꼈습니다. 아무 일도 없었던 평범한 오늘 아침이,

어쩌면 가장 고마운 하루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범죄는 사람을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일입니다.
오늘 아침 정류장 옆 집에서 본 그 장면은, ‘뉴스 속 이야기’로만 생각했던 범죄가 얼마나 가까이 있을 수 있는지를 보여줬어요.

늘 평범하다고 믿는 일상도 한순간에 뒤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우리는 늘 조심해야 하고, 또 서로를 살피고 배려하며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기에, 더더욱 경각심을 가지고 오늘 하루를 소중히 살아가야겠죠.

그 평범함이 얼마나 특별한지, 이런 순간에야 비로소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맬번니언이었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중년 커플의 데이트란 게 대체로 비슷하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