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태국 방콕에 도착했습니다. 10시간의 긴 여정을 거쳐 지친 몸을 이끌고 공항에 발을 내딛는 순간, 공기부터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습하고 뜨겁고, 어딘가 익숙하면서도 낯선 이 공기.
“아, 진짜 태국이구나.” 하는 실감이 그제야 들었습니다.
우리 가족은 공항에서 조금이라도 빠르게 빠져나가기 위해 태국 답게(?) 돈을 조금 더 쓰는 선택을 했습니다. 시간은 곧 체력이고, 특히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에서는 빠르게, 편하게 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서 택시를 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저렴한 건 그랩(Grab), 일종의 태국판 카카오택시 같은 서비스죠. 하지만 문제는, 그랩을 타려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
도착하자마자 앱을 켜보니 예상대로 대기 시간은 길었고, 아이까지 데리고 한참을 기다리기엔 무리가 있어 보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공항 밖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택시 기사와 바로 흥정을 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이런 흥정이 여행 초반에는 기분을 망칠 수도 있는데, 오늘은 그럴 기운도 없고, 그저 편하게 호텔에 도착하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결국 택시 기사가 제시한 가격 그대로 수락했고, 우리는 무사히 호텔에 도착했습니다. 모든 것이 생각보다 순조롭게 진행되어 다행이었습니다.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행복이가 "배고파~" 하며 배를 두드렸습니다. 그래서 짐도 다 풀기 전에 급히 가방 속에 챙겨 온 라면을 꺼내 간단하게 끓여주었습니다. 익숙한 냄새와 따뜻한 국물, 그걸 한 입 먹고 나서야 행복이 얼굴에 진짜 웃음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잠든 뒤, 드디어 숙소 안을 둘러보았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내가 예상했던 대로 넓은 공간에 방이 두 곳, 마치 집처럼 분리된 구조라 가족끼리 지내기에 딱 안성맞춤이었습니다. 거실도 있고, 작은 주방도 있고, 이곳에서 며칠간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겠다는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방콕의 첫날밤. 크게 특별한 일은 없었지만, 무사히 도착하고, 따뜻한 라면 한 그릇과 아이의 웃음,
그리고 평화로운 숙소.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시작이었습니다. 이제 진짜, 태국에서의 시간이 시작됩니다.
기대보다 더 좋은 일들이 생기길, 그리고 마음이 가볍고 따뜻한 여행이 되기를 바라며 오늘 밤은 조용히 그렇게, 낯선 도시에서의 첫날을 마무리합니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맬번니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