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쁜 놈일까? 생각하면서 나는 그래도 조슈아에게 선택권을 주었다라고 스스로 위로한다.
첫째, 발리로 여행을 다녀온 후 집을 나가 독립하는 것
두 번째, 집에 같이 살면서 여행을 가지 않고 집 공사를 도와준 후 행복이 생일 파티에 참석하는 것
조슈아는 끝내 발리 여행을 떠났다. 그의 답변은 첫 번째였다. 조슈아는 이미 가기로 정한 여행이라 취소할 수 없으며 왜 가지 못하게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나는 조슈아에게 너의 생일이 다가오면 다른 어떤 일보다 네가 생일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게 노력했던 것처럼 모든 가족의 생일은 함께 보내야 하는 것임을 먼저 말했다. 그렇기에 행복이 생일이라는 정해진 날이 있다면 당연히 그날을 피해 여행 일정을 정했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애초에 여행일로 정한 날짜가 잘못되었음을 분명히 했다.
더군다나 지금은 스티븐이 우리 가족 모두를 위해 뒷 마당 공사를 하느라 매일 힘들게 보내고 있는데 여행을 간다는 건 말이 안 되며 그렇게 가족보다 자기 일을 우선시할 거라면 크리스마스까지 함께 보낸 후 서로 자유롭고 편할 수 있도록 방을 구해 나가라고 했다.
그리고 오늘, 행복이 2번째 생일 파티는 조슈아 없이 시작되었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이번에도 행복이 생일 당일에 모든 공사를 끝냈다는 것이다. ' 늘 이렇게 간당간당하게 일을 끝내야 하는 걸까?' 며칠을 아침부터 밤까지 정신 없이 공사하느라 고생한 건 까맣게 잊은 건지 스티븐은 생일 당일까지 마무리했다는 것에 거보라며 의기양양해하고 있었다. 공사를 하는 동안 시끄러운 소음과 먼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며 행복이가 들이마실까 봐 전전긍긍 계속 치우고 닦아야 했던 내 수고와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이어지는 공사 소리가 너무 시끄럽다고 항의하며 소리쳤던 이웃집은 어떻게 생각하는 거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제 와 스티븐을 뭐라 하기에는 생일 파티 준비로 너무 바쁘게 하루가 흘러갔다.
' 설마 내년 행복이 생일에도 공사를 하지는 않겠지.'
파티에 참석한 행복이 친구는 알렉스, 로키, 행복이 3명의 아이뿐이지만 앞으로 행복이가 커서 언제가는 많은 행복이 친구들이 행복이의 생일을 축하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는 오지 않을 행복이의 두 번째 생일. 너무 축하하고 사랑해 행복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