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나도 모르게 욕이 튀어나오는 순간이 있다. 오늘이 딱 그랬다. 아무도 계획하지 않았고, 누구도 예상하지 않았지만 정말이지, “이런 x발”이라는 말 외엔 설명이 안 되는 그런 날이었다.
오랜만에 주현이에게 연락이 왔다. 1월 새해 인사 이후 처음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오랜만에 점심을 함께했다. 주현이는 나보다 어린 동생이지만, 파트너와 함께 멋지게 사업을 운영하며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친구다. 열심히 사는 동생을 보면서 배울 점이 많다. 그런데 10년이 지난 지금 주현이를 보며 생각한다.
“성공도 좋지만, 삶의 밸런스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주현이는 지난 10년간 정말 열심히 일해왔다. 그 대가로 지금의 성공이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인간관계는 많이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성공할 수는 없다. 오늘 이렇게 다시 만난 것도 5개월 만이다. 그래서 나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앞으로는 조금 더 자주 보자.”
그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오랜만에 따뜻한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혼돈이 시작되었다. 차고에 차를 주차하려는데 누군가가 내 이름을 부르며 우리 집 차고로 따라 들어왔다. 깜짝 놀라 누구지 확인하고 싶었다. 그런데 케이가 새로 받은 차를 시승하다가 그냥 들렀다고 한다. 이런 타이밍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정말 우연이었다. 나는 차고를 닫아 버리고 우리는 차고 앞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3시 10분이 되어, 내가 말했다.
“행복이 픽업 시간이네, 이제 들어가 볼게.”
그리고 굳게 닫힌 차고를 보고 나도 모르게 외쳤다.
“이런 x발.”
그 말 외에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었다. 집 안에 들어갈 방법이 없었다. 열쇠가 없는 것이다. 혹시나 해서 뒷문도 확인했지만, 모든 문이 잠겨 있었다. 시간은 흘러가고 있었다. 행복이 하교 시간은 다가오고, 나는 점점 초조해졌다. 급하게 스티븐에게 연락을 했다.
그는 시티에 있어 당장 오기 어렵다고 했다. 대신 열쇠를 가지고 있는 딸, 소피아에게 연락해 보겠다고 했다. 소피아는 다행히 10분 거리 안에 있었지만, 그녀가 집에 있을지도 모르고 스티븐이 소피아에게 연락을 하는 동안 나는 잠깐 상상에 빠졌다. 영화에서 도둑들이 문을 따는 장면들이 떠올랐다.
얇은 카드나 날카로운 칼 같은 걸로 문 옆 홈에 쓱 하고 넣으면 척하고 열리는 그 영화 속 장면 말이다. 그게 내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래서 나도 날카로운 물건을 찾아서 조심스레 문 옆 틈에 넣어봤다. 물론 기대는 하지 않았다. 현실은 영화가 아니니까.
…그런데 말이다.
마지막으로, 정말 모든 걸 내려놓으려던 그 순간 문이, 마치 영화처럼 스르르 열렸다.
믿을 수 없었다. 진짜, 내가 영화에 나오는 도둑들처럼 문을 열어버린 것이다.
이걸 자랑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어쨌든 나는 문을 열었고, 그 길로 다시 집 안에 들어갈 수 있었다. 곧바로 차에 올라, 행복이를 픽업하러 학교로 향했다. 차 안에서 나는 생각했다.
‘이런 x발, 내게 이런 재능이 있을 줄은 몰랐지…’
그런데 어쩐지 웃기다. 문이 열렸다고 내 삶이 순조로워지는 것도 아니고, 문이 닫혔다고 세상이 무너지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 한순간, 포기하려던 찰나에 열린 그 문이 오늘 하루의 긴장을 기묘하게 풀어주었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맬번니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