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태어난 지 두 달째인 치카에게는 지금 이 순간들이 모두 ‘처음’이다. 세상의 냄새도, 소리도, 낯선 손길도, 전부가 새롭다. 그래서 나는 천천히, 조심스럽게 치카와 하루를 쌓아가고 있다.
강아지를 위한 다양한 유튜브 영상을 통해 배운 대로, 나는 치카에게 바운더리를 정해주고 그 안에서 안정감을 찾게 하는 방식을 실천 중이다. 첫 주는 그 공간에 익숙해지는 시간이다. 편안함이 자리 잡으면, 그때 조금씩 경계를 넓혀주는 것이다. 나는 그 이론을 믿고, 나름의 방식으로 따르고 있다. 물론 유튜브마다 주장하는 방식은 제각각이지만, 나는 나만의 속도로 방향을 잡고 있다.
배변 훈련 역시 같은 맥락이다. 바운더리가 있는 공간에서 습관을 만들고, 그 습관이 자리 잡은 뒤에야 새로운 공간으로 확장하는 것. 조급해하지 않고, 하루하루의 리듬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일주일은 무조건 무시하라’는 어느 영상의 조언에는 조금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조금 변형된 나만의 방식을 택했다. 치카를 방에 그냥 두기보다는, 함께 바깥에 자주 나가기로 한 것이다. 바람을 맞고, 낯선 길을 걷고, 새로운 공간을 함께 경험하며 천천히, 그러나 꾸준하게 세상을 보여줄 생각이다. 이것이 바로 내가 선택한 나만의 이론, 우리 가족만의 방식이다.
그리고 오늘, 또 다른 ‘처음’이 찾아왔다. 행복이가 처음으로 학교에서 집까지 걸어오는 날이다. 혼자였다면 아마 망설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행히 친구 루카와 함께라고 했고, 나는 기꺼이 그 첫걸음을 허락했다. 언젠가는 반드시 겪어야 할 일이다. 혼자는 두려울 수 있지만, 친구와 함께라면 충분히 해낼 수 있으리라 믿었다.
비록 짧은 거리일지라도, 그 발걸음 하나하나가 행복이에게는 작지만 의미 깊은 자립의 시작이 될 것이다. 강아지 치카가 세상의 냄새와 소리를 처음 배워가듯, 행복이도 조금씩 세상을 자신의 두 발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5학년이 된 지금, 나는 행복이가 점점 더 독립적이고 자기 자신을 돌볼 줄 아는 아이로 자라나길 바란다.
늘 누군가의 손을 꼭 붙잡고 걷던 아이가, 이제는 그 손을 서서히 놓고 스스로 한 걸음 내딛고 있다.
그 모든 과정이 사랑스럽고, 또 찬란하다. 오늘도 그렇게, 우리 집은 ‘처음’을 배워가는 두 존재,
행복이와 치카와 함께 조용히, 그러나 깊이 성장하고 있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맬번니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