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딸 소피아가 21번째 생일선물로 받았다며 가족 사진 촬영권을 내밀었다. 멜번에 위치한 근사한 사진관에서 찍는 무료 가족사진권이다. 행복이가 태어나기 전 부터 생각해보니 우리는 항상 사진을 찍었지만 스티븐과 나 그리고 조슈아, 소피아 우리 넷이 10년을 함께 살았지만 진짜 가족으로서 함께 가족사진 다운 제대로 된 사진을 찍은 적이 단 한 번이 없었다.
이제는 행복이까지 5명의 한 식구가 더이상 한집에 같이 살날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이 시점에 그 시간이 온 것이다 거기다 이건 무료 사진 촬영권이라고 하니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우리에겐 이 가족사진을 찍을 이유가 충분했다. 조슈아는 이미 독립해서 집을 나갔고 소피아도 남자친구와 곧 자신들의 집으로 떠날 것이다. 이왕 사진을 찍기로 했고 어느곳에서 사진을 찍을지 정하고 나니 모든 것은 순식간에 이루어졌다. 보통 다른 가족들은 정장을 입고 가족 사진을 찍는데 우리는 각자 자기가 입고 싶은 옷을 선택하되 파란색과 하얀색 의상으로 컨셉을 잡고 사진을 찍기로 했다.
한국에서 가족사진을 많이 찍어 보았던 내가 아이디어를 내고 가족들의 아이디어를 합치니 가족 모두가 원하는 아이디어들이 터져 나왔다. 일렬로 정렬해서 한곳을 바라보기 보다는 우리 가족다운 자연스러우며 자유를 느끼는 컨셉을 원했다. 서로를 바라보며 웃고 떠들다 보니 커다란 스튜디오에서 사진작가와의 한시간의 촬영은 순조롭게 끝이 났다.
사진작가와 직원들이 사진을 편집하며 시간을 보내는 동안 우리는 스튜디오에 커다랗게 장식된 다른 가족들의 가족사진을 구경하고 있었다. 드디어 작가님이 우리 가족에게 다가오며 사진촬영의 결과물을 설명해 주셨다. 우리 가족이 다 함께 참여하고 아이디어를 내며 즐겁게 촬영한 사진의 결과물 은 정말 완벽한 예술품처럼 보였다. 거기다 스튜디오에 있는 다른 가족들의 사진처럼 거대한 액자에 우리 가족이 사진이 담긴다고 생각하니 이보다 더 완벽한 소피아의 21번째 생일선물은 없는 것 같았다.
하지만 우리의 기쁨도 잠시 한꺼 샴페인과 준비된 다과를 즐기며 설명을 듣고 있는데 스튜디오 측에서 무료촬영권 으로 촬영한 사진은 손바닥 만한 사이즈 로만 인화가 가능하고 원본 사진도 제공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우리는 이 사진을 찍기 위해 엄청난 준비를 했다.
모든 가족이 다 함께 쉬는 주말을 정해서 시간을 비우고 이곳 사진관까지 왔다.
의상과 메이크업 헤어까지 모든 걸 오늘 사진을 찍기 위해 준비했는데 고작 손바닥 만한 사진 한장을 들고 집에 돌아갈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 완벽한 사진을 우리집 커다란 한쪽 벽면을 장식하며 그들이 준비한 최고급 인화지와 우리가 만족할 만한 액자에 담는 가격은 한국돈으로 약 800만원이었다. 생각해 보면 우리집 벽면에 위치한 곡율이 있는 커다란 벽걸이 텔레비젼, 누르면 바로 얼음이 나오고 탄산수가 나오는 냉장고, 온몸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마사지해주는 편안한 안마의자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800만원을 넘는 단일품목의 제품이 우리집에서 내머리속에 떠오르지 않는다.
나는 단돈 4,000원을 아끼기 위해 무료 순환트램이 올때까지 기다렸고 새로 이사온 집에서는 비싼 인건비 때문에 주방을 리모델링 하고 발코니에 데크를 까는 것도 직접 스티븐과 둘이서 했다. 그런데 고작 한시간 사진을 찍고 800만원을 내야 한다고 나는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리고 말했다 이건 아니라고 하지만 우리 가족은 결국 돈과 예술 중에서 예술을 선택하기로 했다.
호주에 공짜 점심은 없다.
그건 내가 처음 호주에 도착했을 때 부터 지겹게 들은 말이 었는데 멋진 스튜디오에서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면 멋진 샴페인과 웃음소리에 잠시 잊었나 보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우리 가족은 많은걸 깨달았다. 우리 가족은 10년을 함께 보냈지만 하나의 가족이 아닌 뭔가 겉도는 느낌이었다 나는 부모로서 스티븐 아이들에게 원하는걸 요구하거나 훈육하지 못했고 아이들도 나에게 예기하는 것 보다는 스티븐에게 예기하고 나는 그걸 전해 듣는 입장이었다.
그럴수록 뭔가 함께하지만 가족이 아닌 느낌? 하지만 이번 사진 촬영을 통해 또 행복이의 등장으로 인해 우리는 서로를 더 이해하고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었다. 나도 이번엔 내가 원하는걸 모두에게 예기하는 기회가 되었다. 이 사진 촬영은 취소해야 한다고 집으로 돌아가자고 나의 의견은 들어지지 않았지만 예기 함으로써 깨달았다 진작 예기할껄 이렇게 쉬웠는데 그럼으로 나도 내가 원하는걸 가족들에게 예기할 수 있고 가족들도 나를 더 이해할 수 있는건데 또 당연하지만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사실을 이번 무료사진 촬영권을 통해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집에서 우리가족의 가장 행복한 순간이 담긴 멋진 가족 사진은 지금도 커다란 벽을 장식하고 있다. 우리집을 방문한 모든 사람들에게 즐거운 이야깃 거리를 제공한다.
코알라와 함께 찍은 사진 30불 짜리 가족 사진
그때 사진관에서 사진관을 벗어나면 더이상 계약을 취소할 수 없다고 몇번이나 강조 했는데 이 사진을 찍은게 잘한걸까?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소피아의 21번째 생일은 우리가족 모두에게 커다란 추억을 남기고 지금도 우리집에서 가장 큰 벽면을 크게 장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