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로블록스 계정이 해킹됐어요! 도와주세요!”
행복이가 울먹이며 소리쳤다. 나는 처음에 무슨 소린지 이해하지 못했다. 무슨 해킹이야. 행복이는 무슨 유명한 게이머도 아니고, 특별히 게임을 잘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친구들과 놀듯 가볍게 즐기는 수준이라 ‘계정을 왜 누가 해킹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무슨 특별한 사람들에게 벌어지는 일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아무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그 일은 행복이에게 일어났다.
하지만 아이의 표정은 정말 심각했다. 그래서 일단 차분하게 설명을 해달라고 했고, 내 이메일을 열어 확인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정말 미국 어디 전혀 연관 없는 도시에서 로그인 시도가 있었다는 메일이 나에게 도착해 있었다.
그 순간, 나도 숨이 턱 막히는 느낌이 들었다. 어린아이가 접하는 인터넷 세계가 이렇게 가까이서 위험으로 다가온다는 게 현실로 다가온 순간이었다. 급히 비밀번호를 변경하려 했지만, 이미 늦어 있었다.
계정은 다른 이메일로 연결되었고, 행복이의 캐릭터와 아이템, 친구들… 모든 것이 눈앞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행복이는 말없이 울었다. 나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저 옆에 앉아 아이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덜 아프기를 바랄 뿐이었다. 그날, 나는 단지 게임 하나를 잃은 것이 아니라 행복이가 세상에 대해 작은 상처 하나를 더 알게 된 날이라고 느꼈다.
그래서 나는 부모로서, 아이의 온라인 세상에도 이제는 더 가까이 있어야겠구나 하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그 다짐은 단지 마음속 생각에 그치지 않았다. 오늘 아침, 나는 직접 로블록스 고객센터에 이메일을 보냈다.
아이의 계정이 해킹당한 상황, 어디서 로그인이 시도되었고, 지금 어떤 상태인지 차근차근 정리해서 전달했다. 행복이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자신의 아이디를 다시 확인해 보았다. 그런데 화면에 뜬 건,
이미 아바타가 변경된 상태였고, 계정은 누군가에 의해 여전히 사용 중이라는 표시였다.
그 순간, 행복이의 얼굴이 굳었다. 말로는 다 표현하지 않았지만, 자신이 정성껏 꾸미고, 애정을 담아 사용했던 공간이 이제는 남의 손에 넘어가 있다는 사실은 아이에게 꽤나 큰 상실감이 되었을 것이다. 나는 아이에게 말했다.
“우리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자.
계정은 못 돌아올 수도 있지만, 아빠는 끝까지 같이 도와줄 거야.”
그 말이 위로가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행복이는 이 일로 인해 세상을 조금 더 알게 되었고, 나는 부모로서 한 발 더 아이의 세계에 다가설 수 있었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버른니언이 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