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무대 위에서 울었다.

by Ding 맬번니언

오늘 나는, 행복이가 나와 확실히 다르다는 걸 또 한 번 배웠다. 나는 어릴 적 태권도를 배운 적이 있다. 하지만 좋아하지도, 잘하지도 못했다. 특히 유치원 졸업식 날, 많은 사람들 앞에서 태권도 시범을 보여줘야 했는데 그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무대 위에서 울음을 터뜨렸던 기억이 있다. 만 6살, 어린 나이에 느낀 그 두려움은 지금까지도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그래서인지, 행복이가 오래전부터 태권도를 배우고 싶다고 했을 때 내 안에는 조심스러운 마음이 함께 일었다.

혹시 나처럼 부담을 느끼진 않을까, 혹은 중간에 그만두고 싶어지진 않을까. 그런데 오늘, 태권도 학원에 등록하고 첫 수업을 받은 행복이를 보며 나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행복이는 시작부터 나와 달랐다. 긴장한 기색도 없이 몸을 움직였고, 처음 배우는 동작들에도 흥미를 보였다. 무엇보다 그 눈빛엔 즐거움이 담겨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문득 깨달았다. 아이에게 내가 겪었던 과거의 감정을 그대로 투영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행복이는 나와 다르고, 그렇기에 더 멋지게, 더 자유롭게 자신만의 길을 걸어갈 수 있는 아이구나.


솔직히 말하면, 오늘이 첫 수업이었는데도 행복이는 이미 한참을 배운 듯한 다른 아이들보다 발차기와 손동작이 훨씬 자연스럽고 힘이 있었다. 그 모습에서 나는 분명히 느꼈다. 운동은 확실히 나보다 재능이 있는 아이구나, 하고.


그런 아이를 보며 나는 또 하나의 편견을 조용히 내려놓는다.
'나는 못했으니 너도 어려울 것이다'라는 내 안의 오래된 그림자를. 그리고 속으로 조용히 기도하듯 응원했다.


행복아, 네가 좋아하는 것을 맘껏 즐기렴. 비교하지 말고, 조급해하지 말고, 너만의 리듬대로, 너답게 성장해 가렴. 그리고 나는 아이의 목소리에 조금 더 귀 기울이기로 했다. 행복이가 오래도록 배우고 싶어 했던 태권도를 드디어 시작하면서, 나는 다시금 다짐했다. 비록 행복이에 모든 걸 이해하지는 못해도, 때로는 지치고 흔들려도, 나는 늘 너의 곁에서 함께 걸어갈게.

네가 원하는 삶을 향해 너답게 걸어가는 그 길에 조용히, 든든히, 함께 있어줄게.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 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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