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행복이를 정말 많이 사랑한다. 하지만, 아이의 모든 행동까지 사랑하는 일은 여전히 쉽지 않다. 행복이의 ADHD 특성을 알고는 있지만, '안다'는 것과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 걸 요즘 새삼 느낀다. 짧은 순간에 폭발하는 에너지를 감당하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더 버겁고 고된다.
나라는 그릇은 아직 충분히 크지 않다는 걸 깨달을 때마다 마음 한편이 무너진다. 그런데, 그런 나를 대신해 치카가 행복이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치카를 더 정성껏 돌본다.
어젯밤, 치카는 새벽 4시에 짖기 시작했다. 나는 빠르게 일어나서 그녀를 확인하고, 물을 주고, 괜찮은지 체크했다. 세상 완벽해 보이는 치카도 완벽하지 않음을 배웠다. 그렇게 치카를 돌보는 것이 어느새 내 일상이 되었다.내가 출근을하고 아침이 되면 치카는 행복이 곁에 가서 묵묵히 함께 놀아준다. 그 모습이 나에게 위로가 된다. 치카를 돌보는 것이 완전히 내 일이 되었지만 내가 미처 다 감당하지 못한 사랑을 치카가 대신 채워주는 것 같아서 나는 그런 치카를 행복이 대신 돌보아 준다.
골든 레트리버는 정말 사랑스러운 반려견이라는 걸, 직접 키우며 매일 새롭게 배우고 있다. 특히 행복이처럼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에게는 꼭 필요한 존재가 아닐까 싶다. 아직 생후 4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치카는 놀라울 정도로 차분하고 온화한 성격을 가졌다. 짧은 시간이지만 이미 가족의 분위기를 읽고, 우리가 필요로 할 때 곁에 있어주는 법을 알고 있는 것 같다.
행복이가 들뜬 에너지로 하루를 시작할 때, 나는 종종 감당이 버거워 지친 기색을 숨기지 못하곤 한다. 그럴 때마다 치카는 조용히 행복이 옆에 다가가 함께 뛰어놀고, 마음을 풀어주고, 때론 나보다 더 좋은 친구가 되어준다.
그래서일까.
요즘 나는 치카가 단순한 강아지가 아니라, 우리 가족에게 꼭 필요한 '작은 기적'처럼 느껴진다. 치카가 있어서, 나는 조금 더 숨을 고를 수 있고 행복이 역시 사랑받고 있다는 안정감을 느끼는 듯하다. 이런 순간들을 마주할 때면, 반려견이 단지 동물이 아니라 우리 삶을 함께 걸어가는 존재라는 걸 실감하게 된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새벽에 짖어서 나를 깨운 치카에게 고맙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 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