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행복이가 루크의 집에 가는 차례였다. 그런데

by Ding 맬번니언

수요일, 행복이 축구 연습이 있는 날이다. 우리는 행복이와 그의 친구 루크를 격주로 돌보며 서로의 부담을 나누어왔다. 이번 주는 행복이가 루크의 집에 가는 차례였다. 그래서 나는 스티븐과 이주만에 저녁 데이트를 계획해 두었다. 하지만 밤 8시, 루크 엄마에게서 문자가 도착했다.

"내일은 바빠서 루크와 행복이를 돌볼 수 없을 것 같아요. 루크는 방과 후 돌봄에 가야 할 것 같아요."

그 문자를 보는 순간, 마음속에 작게나마 기대하고 있던 여유가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었다.
스티븐이 물었다. "그럼 어떻게 할까?"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행복이에게 선택하게 하자. 행복이가 루크와 함께할지 말지"

계획이 틀어지는 순간에도, 아이의 목소리를 먼저 들어보는 것이 중요한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행복이도 당연히 루크와 수요일을 보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행복이는 우리 집에 같이 왔으면 했다. 나는 그런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서 그렇게 하자고 했다.

“그래, 그럼 그렇게 하자,”며 아이의 선택을 따랐다.

계획은 바뀔 수 있어도, 아이가 느끼는 감정과 기대는 함부로 바꿀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아이의 마음이 향하는 방향으로 한 걸음 함께 걷기로 했다. 그게 지금 우리 가족이 만들어가는 방식이다.


우리는 살다가 어쩔 수 없이 계획이 틀어지는 순간들을 마주한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당황하고, 잠깐 멈춰서 다시 방향을 잡아야 한다. 그런데 오늘 나는 다시금 느꼈다. 그 순간에 가장 먼저 들어야 할 건 바로 당사자들의 목소리라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나는 예상치 못한 변화 앞에서도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그 마음이 향하는 곳으로 함께 걸어가는 것이 진짜 ‘함께하는 삶’이라는 것을. 계획은 언제든 틀어질 수 있지만, 그 속에서도 아이와 나 사이의 신뢰는 조금씩, 단단해진다. 그리고 그렇게 스티븐 아버지의 생신도 이번 주 주말에 우리 집에서 하기로 결정 내렸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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