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도 어쩌면 비슷한 구조를 가진 것 같다.

by Ding 맬번니언

오늘은 할아버지께 드릴 용돈을 마련하기 위해 추가 근무를 했다. 몸이 무겁고 피곤했지만, 마음 한편은 묘하게 가벼웠다. ‘이건 누군가를 위한 시간이었다’라는 생각이 주는 뿌듯함 때문이었을 것이다. 남을 배려하고 생각하는 것은 나에게 행복감을 준다.


퇴근길, 친구 케이에게서 점심을 함께하자는 연락이 왔다. 집에서 20분 떨어진 중국집으로 향했다. 식당 문을 열자, 손님이 있는 두 테이블이 눈에 들어왔다. 여성 두 분이 앉아 있는 테이블과, 남성 세 분은 이미 음식을 먹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무도 우리를 맞이하지 않았다. 결국 우리가 먼저 종업원을 찾아 자리에 앉아야 했다.

우리 자리를 안내해 준 종업원이 주문을 받았다. 그런데 점심을 먹는 동안 보니, 그가 홀 서빙부터 설거지까지 혼자 도맡아 하고 있었고, 주방에선 주인으로 보이는 여성분이 요리를 하고 있었다. 문제는 그 분위기였다. 음식 주문도 느리고, 단무지를 부탁하는 데도 한참이 걸렸다. 손님수에 비해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은 단 두 명뿐이었다.


그런데 주인 여성분이 종업원을 손님 앞에서 다그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가 감당하기 어려운 일을 혼자 짊어지고 있는 듯했고, 그 모습이 꽤 안쓰러웠다. 식당 안 공기는 음식 냄새보다 묘한 긴장감으로 더 짙게 차 있었다.


우리는 그렇게 불편하게 점심을 먹고, 그 식당에 두 번 다시 가지 않기로 했다. 혹시나 다음에 가게 된다 해도, 그 남자 종업원은 아마 없을 거라고 장담했다. 주인이 혼자서는 불가능한 일을 끝없이 요구하는 듯 보였기 때문이다.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데 있어, 그렇게 하면 안 된다. 나는 그래서 힘들지만 할아버지를 생각하고 추가근무를 한 것이다. 아무리 일이 바쁘고 마음이 급해도,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은 잃지 않아야 한다. 특히 손님 앞에서 직원의 자존심을 무너뜨리는 모습은, 그 사람의 노동뿐 아니라 존재 자체를 하찮게 만드는 일이었다. 음식을 파는 식당이라면, 맛만큼이나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신뢰를 주어야 하는데, 오늘 그곳은 그 기본을 잃고 있었다. 결국, 우리가 불편했던 건 음식의 맛보다도, 그 안에서 흘러나오는 공기와 사람 사이의 태도였다.


브런치도 어쩌면 비슷한 구조를 가진 것 같다. 이미 많은 구독자와 ‘라이킷’을 확보한 작가님들은, 한 번 글을 올리기만 해도 기본적인 관심과 반응을 보장받죠. 그런데 오래 활동한 일부 작가님들을 보면, 초기에 가졌던 날카로운 시선이나 진심 어린 문장이 조금 무뎌진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마치 식당에서 서비스가 일정 궤도에 오르면, 손님 한 사람 한 사람을 세심하게 살피는 태도가 조금씩 사라지는 것과 비슷하다. 처음에는 간절함과 성실함으로 쌓아 올린 관계이지만, 어느 순간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안일함이 스며드는 거죠.


그래서 나는 브런치에서 글을 쓰면서도, 스스로의 ‘초심 관리’를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독자 수나 반응이 많아지는 것보다, 나의 문장이 여전히 사람 마음에 닿고 있는지, 그 온도가 유지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느낀다. 결국 플랫폼은 글을 올리는 사람의 태도에 따라, 독자가 느끼는 온도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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