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을 내면서 사립학교를 보낼 필요가 있을까요?

by Ding 맬번니언

네이트의 생일을 축하하러 저녁 자리에 나섰다. 행복이와 나, 네이트와 그의 엄마, 그리고 스티븐까지 다섯 명이 모였다. 장소는 행복이가 유독 좋아하는 태국 식당이었다. 예전에도 네이트를 몇 번 데리고 갔는데, 그때마다 그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접시를 깨끗하게 비웠다. 오늘도 예외는 아니었다.

음식을 나누며 웃음이 오가는 사이, 대화의 흐름은 자연스레 네이트 엄마의 이야기로 향했다. 그녀는 홀로 아들을 키운다. 그리고 지금, 38살의 나이에 다시 학생이 됐다. 미용사로서 20년을 일한 경력을 토대로, 미용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기 위해 공부 중이라고 했다. 그래서 아들 생일 파티도 따로 열어줄 여유가 없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가 대신 축하 자리를 마련했다.

“나이가 들수록 체력이 떨어지는 게 느껴져요. 예전처럼 하루 종일 서서 손님을 받는 게 점점 힘들어져요. 그래서 조금이라도 늦기 전에, 앞으로 오래 할 수 있는 일을 준비하려고 해요.”


그 말이 내 마음을 묵직하게 눌렀다. 누구나 현실의 무게를 느끼며 산다. 하지만 그 무게에 눌려 주저앉는 대신, 스스로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오늘 네이트의 웃음만큼이나, 그의 엄마의 결심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삶은 버티는 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변화를 선택하는 용기, 그게 삶을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든다.


그러면서 문득, 행복이와 우리가 얼마나 많은 복을 누리고 있는지 생각하게 됐다. 이번 달 말에 유럽 여행을 간다고 하자, 네이트 엄마가 웃으며 “여행 가본 지가 너무 오래돼서 자신도 데리고 가라”라고 농담을 건넸다. 웃음이 번진 자리에서 대화 주제는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중학교 진학으로 옮겨갔다. 그녀는 거액을 들여 사립학교에 보내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내심 행복이가 자신의 아들과 같은 학교에 가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굳이 그렇게까지 거액을 내면서 사립학교를 보낼 필요가 있을까요?”


그녀의 목소리는 가볍지만, 그 안에 담긴 현실적인 무게를 느낄 수 있었다. 어쩌면 그녀의 상황에서는 당연한 생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순간, 나와 스티븐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서로의 입장과 현실이 다르다는 걸 잘 알기에, 불필요한 설명이나 설득은 하지 않았다. 그저, 각자의 선택이 각자의 삶을 만든다는 걸 알고 있을 뿐이었다. 나는 가난하게 자랐기에 잘 안다. 그리고 우리는 행복이에게 부를 선물할 수 있는 만큼 여유롭지 않다. 그녀가 하나뿐이 아들 생일파티를 열어주지 못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일 것이다. 부모로서 나는 경험해보지 못한 사립학교에 경험을 아들은 시켜주고 싶다. 행복이는 부자들의 삶이 어떤지, 그 문화를 간접적으로라도 경험하게 해주고 싶다. 그 바람 때문에 어떻게든 비싼 사립학교에 보내고 싶은 마음이 있다.



사립이 좋다, 국립이 좋다. 그것은 결국 각자의 선택이다. 선택에는 정답이 없고, 단지 각자가 감당해야 할 몫만 있을 뿐이다. 그리고 행복이와 네이트가 아직 어린 지금은 괜찮다. 하지만 아이들이 자라면, 그 선택의 차이가 어떤 길을 만들어낼까. 그 길이 멀고 험하든, 평탄하든, 결국 부모는 아이와 함께 걸어갈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길 끝에서, 서로의 선택이 옳았다고 웃을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오늘은 그저, 네이트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중학교, 고등학교생이 되어서도 이런 자리가 마련되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그리고 그때는 네이트 엄마가 선생님이 된 후면 좋겠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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