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면 드디어 여행을 떠난다. 마음은 이미 반쯤 하늘 위에 올라가 있다. 떨리는 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머리도 단정히 손질하고, 염색도 하고, 여행 가방엔 옷까지 다 챙겨두었다. 내일은 일을 해야 하지만, 지금의 설렘이라면 어떤 일이든 기쁘게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이번이 내겐 두 번째 유럽 여행이지만, 행복이에겐 첫 번째다. 그 사실만으로도 이번 여정은 특별하다.
호주에서 유럽까지의 길은 멀다. 멜버른에서 두바이까지 약 14시간, 다시 두바이에서 아테네까지 5시간, 거기에 환승 대기까지 더하면 꼬박 하루가 걸린다. 길고 지루할 수도 있는 여정이지만, 멀리 갈수록 설렘은 더 깊어진다. 그리스에서 시작해 런던과 파리까지, 무사히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길 바란다.
오늘은 우연히도 친구 톰 가족도 일본으로 떠났다. 오사카, 교토, 도쿄를 여행한다고 했다. 우리는 서로에게 “즐거운 추억 많이 만들고 오자”는 짧은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같은 시간, 다른 길 위에서, 각자의 여행을 시작하는 것이다.
이 순간, 나는 깨닫는다. 여행은 단순히 낯선 땅을 밟는 일이 아니라, 설레는 오늘을 선물해 주는 시간이라는 것을. 떠나기 전의 긴장과 기대, 그리고 돌아와서 곱씹게 될 추억. 그 모든 것이야말로, 삶이 건네는 가장 큰 선물이다.
우리가 떠나는 동안, 강아지 치카는 애완동물 호텔에서 지낸다. 아직 너무 어리기에 지인에게 맡기는 것보다, 전문적으로 돌봐줄 수 있는 곳에 부탁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처음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라 걱정도 되지만, 동시에 치카가 혼자서도 잘 지내며 조금 더 성장해 주길 바란다.
이별은 언제나 마음을 무겁게 하지만, 그 과정에서 배움도 따른다. 치카는 우리 없이 지내는 방법을 배우고, 우리는 치카가 단순한 반려동물이 아니라 가족임을 다시 한번 느낄 것이다. 여행의 설렘 속에 작은 그리움이 함께 자리하는 것, 그것도 삶이 주는 균형 아닐까 싶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