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화가 많은 나라다. 그래서 욱한다.

by Ding 맬번니언

오늘은 스티븐의 엄마와 동생 크리스, 그리고 스티븐 딸 소피아 커플이 우리 집에 방문했다. 간단하지만 정성스러운 점심을 함께하며 서로의 근황을 나눴다. 유럽 여행 이야기, 건강 이야기,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들. 오랜만에 가족이 모여 웃음이 오갔다. 그런데 그 평온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행복이가 갑자기 게임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는 단호히 “안 돼”라고 했다. 그 순간, 아이의 표정이 굳더니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기 시작했다. 방금 전까지의 웃음소리가 사라지고 공기가 순식간에 무거워졌다.


이럴 때 나는 되도록 스티븐이 행복이를 감당하도록 한다. 우리 둘 다 아이의 감정 폭발을 다루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나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해 쉽게 화를 내고아이에게 벌을 주고, 스티븐은 화를 잘 참고 대신 아이에게 행동의 결과를 명확히 책임지게 하지 못한다. 결국 우리는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며 부모 역할을 나누고 있다.


나는 한국에서 태어나 28년을 살았다. 한국은 화가 많은 나라다. 그래서 사람들이 쉽게 욱한다. 다들 욱하니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자라던 시대의 부모는 아이가 잘못하면 체벌을 당연하게 여겼다. 그리고 내 아버지는 그 체벌의 기준이 조금 더 심했다. 그래서 어릴 때 나는 ‘두려움’을 배웠다. 그리고 어른이 된 지금, 나도 모르게 아버지의 방식으로 내 행동을 합리화하려 할 때가 있다. 나는 아버지보다는 덜 한다고 말이다. 그렇게 내 행동을 정당화한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화는 사랑의 표현이 될 수 없다. 상황이 내 뜻대로 돌아가지 않을 때 화를 참지 못하는 건, 아이에게 상처를 남기고 결국 나 자신을 괴롭힌다.


나는 어릴 때 그걸 배우지 못했지만, 어른이 된 지금 배우고 있다. 아버지가 물려주지 못한 ‘감정의 언어’를 나는 내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다.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이제 잘 참는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행복이의 행동 앞에서는 아직 어렵다. 아이와 나 자신을 확실히 분리하지 못한 것 같다.


그럴 땐 의식적으로 한 발 물러선다. 대신 스티븐이 행복이와 대화를 나눈다. 그가 가진 차분함이, 내 불안한 감정을 잠재우기 때문이다.


이제는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 아이를 바꾸려 하기보다, 내가 변해야 한다는 사실을. 그래야 행복이도, 나도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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