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에 있는 사람과 함께 마뇽을 보며

by Ding 맬번니언

어떻게 하면 옆에 있는 사람을 미워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 방법을 모를 때가 있다. 나도 한때 그랬다.

한 사람과 19년을 함께 살다 보니, 장점이 많이 보이기도 하지만 단점 또한 너무 잘 보인다. 거짓 없이 말하자면, 장점이 90점이고 단점이 10점쯤 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10점짜리 단점이 장점보다 더 크게 느껴질 때가 있다. 나도 그랬다. 하지만 그때를 현명하게 넘기지 못하면, 그다음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짐작이 갈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다르기 때문에, 그 다름을 ‘틀림’으로 보면 미움이 생긴다.
“왜 저 사람은 나처럼 안 하지?”라는 생각이 쌓이면 실망이 된다.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저 사람은 나와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또 한 사람”이라고 바라보면 이해가 생기고, 마음의 긴장이 풀린다.


그리고 사랑의 성숙함은 상대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의 불편한 부분과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를 배우는 데서 온다.
“이건 저 사람의 한계야.”라고 인정하면 그 순간부터 감정의 소모가 줄어든다.

행복이가 화요일에 학교 캠프로 떠났다. 오랜만에 집이 조용해지자, 스티븐과 나는 갑자기 시간이 남았다. 그래서 언제였는지도 기억나지 않을 만큼 오랜만에 발레를 보기로 했다. 사실 우리가 좋아하는 뮤지컬 공연은 시즌이 아직 시작되지 않아서, 선택지는 ‘마뇽(Manon)’ 하나뿐이었다. 발레는 내 취향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가보니 객석은 가득 차 있었다.

무대 위 여주인공, 마뇽의 연기는 숨이 멎을 만큼 아름다웠다. 춤을 잘 모르는 나조차도 느낄 수 있을 만큼 그녀의 움직임에는 감정이 있었다. 욕망과 배신, 사랑과 몰락 그 모든 것이 말 대신 몸짓 하나하나에 녹아 있었다. 말이 없어도 마음이 전해지는 순간, 나는 잠시 생각했다.
“사랑이라는 건 어쩌면 이렇게 복잡한 감정의 조합 아닐까.”


공연을 보고 돌아오는 길, 우리는 행복이가 없는 며칠을 어떻게 보낼지 이야기했다. 하루는 영화를 보기로 하고, 또 하루는 함께 저녁을 먹기로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첫날밤이 되자 행복이가 너무 그리웠다. 아이가 없는 집은 넓고 조용했지만, 왠지 공기가 비어 있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생각해 보면, 내 옆의 또 다른 존재 요즘은 스티븐보다 더 가까운 사람은 아들 행복이다.
사랑의 형태는 다르지만, 그 존재가 내 삶의 중심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행복야, 캠프에서 잘 지내고 무사히, 아무 일 없이, 웃으며 집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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