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가 6학년 학생회장이 되고 싶어도 호주의 시스템은

by Ding 맬번니언

사고는 한순간에 일어난다. 오늘도 평소처럼 16번 트램을 몰고 있었는데, 무전기로 “자동차와 트램 접촉사고 발생”이라는 방송이 들려왔다. 순간, 나는 본능적으로 속도를 늦추고 주변을 살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고 현장을 지나쳤는데, 경찰차, 앰뷸런스, 그리고 회사 차량까지 도착해 있었다.

꽤 큰 사고였다. 나도 이제 트램 운전 3년 차다. 나 역시 몇 번의 작은 접촉 사고를 겪어봤다. 하지만 오늘의 현장은 달랐다. 단순한 스크래치가 아닌, 그 이상의 충돌이었다. 경험이 쌓이면 무전기로 말만 들어도 ‘상황이 그려지는 순간’이 있다. 오늘은 딱 그랬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일, 어디서 많이 본 장면 같다.” 예상할 수 없는 상황, 통제 불가능한 변수들, 그건 어쩌면 아들을 키우는 일과 닮아 있었다.


행복이를 키우면서 나는 하루에도 수십 번 예상치 못한 ‘사고’를 맞이한다. 물론 실제 사고가 아니라 아이의 행동과 감정의 폭발, 그리고 그 안의 변수들 말이다. 오늘도 행복이는 사고를 쳤다 나는 그렇게 느꼈다. 행복이가 내년 School Captain(학생회장)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나는 놀랐다. ADHD로 집중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아이가 이렇게 ‘리더십’이라는 단어를 먼저 꺼낼 줄은 몰랐다. 이렇게 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아이를 이제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다.


그런데 행복이가 6학년 스쿨 갭틴이 되고 싶어도 호주의 시스템은 한국과 달랐다. 한국은 아이들 투표로 결정하지만 호주는 손들어 지원을 하고, 일주일 동안 리더십 교육을 받으며, 교감 선생님이 그 에세이를 읽고 다른 선생님들과 상의해서 결정한다. 아이들이 뽑는 선거라면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데 어른들이 뽑는다면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


오늘 행복이는 직접 쓴 에세이를 보여주었다. 솔직히, 나도 ‘고쳐주고 싶은 욕심’이 들었다. 문법을 다듬고, 문장을 더 멋지게 만들어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건 아이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호주는 실력으로 증명하는 나라다. 한국처럼 부모가 대신해 줄 수 없다. 그래서 나는 멈췄다. 도와주는 대신, 묵묵히 아이를 응원하기로 했다.

아이가 원하는 것이 내가 원하는것와 다르듯, 아이의 도전 방식도 내 방식과 다를 것이다. 사고는 한순간에 일어나고, 성장은 한순간에 시작된다. 그 둘의 공통점은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안에서 배울 수 있는 건 단 하나 멈추지 말고, 다시 운전대를 잡는 일이다.


그렇게 나는 내 운전대를 행복이는 자신의 운전대를 잡고 하루를 살아간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 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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