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년 동안 행복이의 부모로 살면서 ‘내 방식이 맞다’고 확신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경험이 없기에 항상 불안했다.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너무 몰아붙이는 건 아닐까, 혹은 너무 풀어주는 건 아닐까. 너무 엄하게 하는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들...
그런데 오늘, 처음으로 내 마음이 맞았다고 느꼈다. 행복이 픽업 시간이 다가올 무렵, 테니스 학원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또 무슨 사고가 난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스쳤다. 그런데 전화기 너머 코치의 목소리는 예상과 달랐다.
그는 웃으며 말했다.
“행복이는 정말 재능이 있어요. 좋은 선수로 클 거예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목이 메었다. 십 년 동안 반복된 걱정 속에서, 오늘만큼은 내 아이가 누군가에게 ‘인정받는 존재’가 되었다. 코치는 이어 말했다.
“다만 행복이가 집중력이 부족한 게 조금 아쉽네요.”
그런 그에게 나는 솔직히 말했다.
“행복이는 ADHD가 있어요.”
그런 나에게 코치가 말했다.
“지금까지 잘 따라오는 걸 보면, 내년엔 집중 관리반에서 본격적으로 키워볼 만해요.”
그 순간, 나는 확신했다.
‘이 아이는 자기 길을 가고 있다.’ 행복이를 픽업하러 가는 길, 내 얼굴엔 이미 미소가 번져 있었다. 그렇게 학교에 도착했다.
행복이는 차에 타자 마자 내가 테니스 이야기를 꺼내기도 전에 학교 이야기를 먼저 했다. 오늘 교감 선생님이 행복이가 대회에서 우승한 그림을 프린트해 교탁 앞에 걸어두고 친구들이 그것을 보았다고 한다. 그 일을 계기로 친구들이
“나도 그려줘!” 하며 몰려들었다고 한다. 하루 종일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웃고, 칭찬을 받고, 그림을 통해 존재감을 느낀 하루였다고 했다.
그리고 그런 기쁜 마음으로 태권도 학원에 갔다. 이번 주 태권도 학원에서 열린 할로윈 파티에서 또 ‘1등’을 했다.
어쩌면 오늘은, 행복이가 하루 종일 행복했던 첫날이었을지도 모른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행복이보다 내가 더 행복한 하루였다.”
십 년 동안 쌓였던 불안과 의심이 오늘 하루, 살짝 풀리는 기분이었다. 아이를 키운다는 건 결국 ‘기다림의 예술’이라는 걸 다시 한번 배웠다. 그리고 내가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했다면 조급해하지 말고 기다려 보자. 그럼 언제 가는 나처럼 웃는 날이 찾아오지 않을까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 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