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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을 좋아하지 않은 아이가 수영대회 참석하기..

by Ding 맬번니언

내일 행복이는 학교를 대표해서 수영 대회에 나간다. 대부분의 부모라면 아이가 대표로 뽑혔다며 자랑스러워할 것이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나는 그다지 기쁘지 않았다. 행복이는 수영을 좋아하지 않는다.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 물에 들어가면 몸이 굳고 표정이 어두워진다. 그래서 한때 열심히 시켰던 수영도 결국 포기했다. 이때 처음으로 놓아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배웠다.

그 아이에게 수영은 ‘즐거움’이 아니라 ‘시련’에 가까웠다. 그런 아이가 학교에서 내일 있을 수영 대회에 행복이가 출전한다고 했다. 참가비를 내야 한다는 알림을 받았을 때, 스티븐과 나는 서로를 바라보며 잠시 말을 잃었다.

“혹시 착오가 있는 건 아닐까?”
“대회를 잘못 신청한 건 아닐까?”
“학교에 전화해봐야 하나?”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그렇게 우리는 행복이가 학교에서 끝나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행복이를 학교에서 픽업해 물어보니 그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내가 지원했어.”

그 순간 마음이 멈췄다. 못한다고, 싫다고, 포기했던 아이가 스스로 도전하기로 한 것이다. 비록 결과가 어떻든 상관없다. 그가 스스로 결심했다는 것, 그것만으로 이미 충분히 대견하다.

내일 수영장에서 아이가 차가운 물에 뛰어드는 순간, 나는 속으로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래, 행복아. 이번엔 네가 선택한 물 속이는구나.” 결과가 어떨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자신이 선택해서 도전했다는 것이다. 나는 그저 그 사실이 고맙다. 하고 싶지 않은 일보다, 스스로 선택한 일을 경험하며 배우는 것.


그게 결국 성장이라는 걸, 나는 이제 안다. 아이의 도전이 성공으로 끝나지 않아도 괜찮다. 도전이 있다는 건 여전히 마음속에 ‘용기’가 살아 있다는 뜻이니까. 결국 인생은 완벽한 결과보다, 스스로 한 선택을 끝까지 해보는 과정이 더 소중하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 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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