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는 행복이가 스스로 선택한 첫 번째 운동이다. 하고 싶다고 말했고, 그래서 시작했고, 어느덧 6개월이 지났다. 오늘은 단증 심사가 있는 날.
세 달에 한 번 오는 이 날을 앞두고 행복이도 긴장했고, 나도 모르게 마음이 복잡했다. 행복이는 생각보다 잘했다.
하지만 오늘, 나는 행복이가 아니라 다른 한 아이에게서 더 큰 배움을 받았다. 태권도장에 다니는 인도 여자아이가 있다. 자폐 스펙트럼으로 보이는 모습이 있고, 수업을 따라가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행복이보다 훨씬 오래 다녔지만 행복이보다 낮은 급수에 머물러 있다. 그래도 그 아이는 매일 도장에 온다. 그리고 무엇보다 눈에 들어온 건 그 옆을 지키는 아빠의 모습이었다.
아이의 손을 잡고 들어와 끝날 때까지 기다리고, 아이의 시선이 다른 곳으로 향하면 부드럽게 끌어오고, 넘어져도 화내지 않고 다시 일으켜 세웠다. 하루가 아니라, 가끔이 아니라, 매일 그는 그의 딸을 위해 헌신을 한다. 오늘 나는 그 모습을 보며 깨달았다.
잘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성장
잘하지 못해도 포기하지 않아서 쌓이는 성장
그리고 두 종류의 사랑이 있다.
결과를 바라는 사랑
조건 없이 지켜주는 사랑
그 아빠는 아이에게 속도가 아니라 길을 보여주고 있었다. 행복이를 키우며 나는 종종 조급해졌다. 행복이가 ADHD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잘하는 것을 찾아 집중해야 한다고, 못하는 건 그만두자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 태권도장에서 나는 또 하나의 답을 얻었다. 아이의 미래는 실력으로만 세워지지 않는다. 그녀는 태권도를 잘해서 오는 것이 아니다. 버티는 힘, 다시 오는 용기, 좋아하는 것을 계속할 수 있는 마음, 누군가가 옆에 있어준다는 믿음. 그것들이 아이를 단단하게 만든다.
오늘 심사장에서 승단을 했든, 하지 못했든, 사실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행복이가 태권도를 좋아한다는 사실, 그리고 어떤 아이는 좋아서가 아니라 살아내기 위해 하루하루 온다는 사실이 나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 두 장면이 나란히 놓였을 때, 나는 부모로서 한 발 더 자랐다. 그래서 아이가 말을 듣지 않을때 가끔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다가도 그 부녀를 보고 힘을 낸다.
나는 브런치와 주변 사람들에게, 내 아이가 힘들다고 말하며 멈추고 싶어 했다. 하지만 오늘, 태권도장에서 한 인도인 아빠가 자폐 증상이 있는 딸을 데리고 매일 같은 자리에서 묵묵히 함께하고 있었다.
나는 종종 지치고, 때로는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다.
“왜 이렇게 어렵지?”
“어디까지 해야 할까?”
그 질문 앞에서 흔들리는 나를, 그 부녀는 다시 일으켜 세웠다. 그들의 모습은 말없이 알려주었다. 부모의 역할은 아이를 앞에서 끌어당기는 것이 아니라, 옆에서 함께 걸어주는 것이라는 것을.
아이의 속도는 모두 다르고, 성장은 직선이 아니라 곡선이며, 가끔은 멈추고, 돌아가고, 다시 시작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그리고 무엇보다, 사랑은 결과를 향한 압박이 아니라, 존재를 향한 지지라는 것을. 그래서 나는 오늘도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 내 아이가 잘해서가 아니라, 좋아해서 할 수 있도록.
빠르게 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 속도로 갈 수 있도록.
넘어지는 순간에도,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도록.
부모가 자라는 속도 역시 아이와 다르지 않다.
천천히, 때로는 비틀거리며, 하지만 분명히 앞으로 나아간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우리는 서로를 키운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 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