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크리스마스 파티

by Ding 맬번니언

오늘은 매년 열리는 나를 위한 크리스마스 파티 날이었다. 해마다 내가 주최하고, 스티븐이 그런 나를 위해 크리스마스 저녁을 준비해 준다. 스티븐이 해외 출장을 취소하면서까지 나를 도와주었다. 그래서 그런가 올해는 유난히 더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나와 스티븐, 행복이, 다니엘 형과 아들 세바스찬, 케이와 그의 아내 페이, 주현이와 레이, 그리고 올해 처음으로 합류한 희성이와 석승이까지 총 11명 이 모였다. 이 정도면 작은 가족을 넘어 하나의 커뮤니티가 된 셈이었다.


하지만 파티에 11명이 모이는데 우여곡절이 많았다 사람이 많아지면 날짜를 맞추는 것부터가 전쟁이다. 결국 모두가 비울 수 있는 유일한 날이 평일 월요일이었다. 나는 이른 출근·이른 퇴근 체계라 가능했지만, 석승이는 전날 밤 근무 후 겨우 3시간 자고 참석한 것이었다.


다니엘 형 또한 업무를 서둘러 마치고 학교에서 아들 세바스찬을 픽업해 멀리서 달려왔다. 이렇게 각자의 일정과 피곤함을 안고도 모여준 이들이 고마웠다. 모두가 도착하고 테이블이 차려지고 불빛이 켜지는 순간, 그 모든 어려움이 다 잊혔다.

누군가는 접시를 나르고, 누군가는 와인을 따르고, 누군가는 아이들과 뛰어놀고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자리를 자연스럽게 채우는 사람들이었다. 이렇게 한 해의 끝에 함께 앉아 웃을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큰 선물인지, 나는 매년 이 자리에서 다시 깨닫는다. 그래서 힘들지만 계속 이 행사를 하고 싶다.


그리고 나는 나만의 전통을 만들었다. 우리는 해마다 모이면 ‘오징어 게임’을 한다. 물론 TV에서처럼 목숨이 걸린 게임이 아니라 어릴 적 한국에서 하던 추억의 놀이들로 구성된, 우리만의 버전이다.

올해도 구슬치기, 공기놀이, 제기차기, 그리고 실패하면 웃음이 터지는 작은 미션들까지 이어졌다.
서로의 손동작 하나에도 폭소가 터졌고, 어른들이 아이처럼 경쟁하며 뛰고 웃었다. 누가 1등을 했는지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함께한다’는 사실이 우리를 더 뜨겁게 이어주는 순간이었다. 파티가 끝나갈 무렵,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 모두 바쁘고, 각자의 삶이 있고, 매일 지친 얼굴로 하루를 건너뛴다.

그래도 이렇게 한 자리에 앉아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웃고, 먹고, 장난을 치는 시간을 함께 한다는 것이 행복하다. 그리고 이 시간이 우리를 다시 사람답게 만든다. 이 시간을 지키고 싶다는 마음이 매년 조금씩 더 커진다.

돌아보면 오늘의 파티는 완벽했다기보다, 정성이 쌓여 만들어진 따뜻함이었다. 올해의 피로와 고민, 그리고 서로의 삶을 가만히 위로하는 자리. 그리고 우리는 또 이렇게 한 해를 함께 보냈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 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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