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편이야.

by Ding 맬번니언

오늘은 크리스마스 날이다. 나는 대부분 사람들이 침대에 누워있었도 출근을 했다. 예상대로 거리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트램 안도 한산했고, 도시는 마치 숨을 고르고 있는 것처럼 조용했다. 그래도 나는 내 몫의 일을 묵묵히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크리스마스 파티 준비를 했다.
오늘은 퍼스에서 온 스티븐의 동생 가족, 그리고 스티븐 어머니까지 모두 일곱 명이 모였다. 우리는 거창하지 않게, 호주식 점심을 차려 먹었다. 바비큐와 샐러드, 간단한 디저트. 화려하진 않았지만 부족하지도 않았다. 먹고, 이야기하고, 웃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단출하지만 나쁘지 않은 크리스마스다.


오후에는 다니엘 형과 그의 아들 세바스찬을 만났다. 한국 음식을 먹고 시티를 천천히 걸었다. 특별한 계획은 없었지만, 함께 걷고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 시간 속에서 한 가지 감정이 또렷하게 올라왔다.

내 편이 있다는 느낌. 반항아 처럼보여도 행복이는 내편이야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마음먹이니..


그게 이렇게 든든한 감정이었나 싶었다.


지금 스티븐은 너무 많은 사람들의 그의 편이다. 가족도 있고, 형제도 있고, 주변에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건 좋은 일이다. 정말로.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럴수록 나는 조금 비켜서 있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리고 행복이가 태어나기 전 외로움을 느끼기도 했다.


그런데 행복이가 이 세상에 오고 나서
‘내 편’이라는 감정이 또렷하게 느껴진다. 아이도 아니고, 어른이 되어서 “내 편, 네 편”을 나누는 게 유치하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 감정을 부정하지 않기로 했다.


행복이는 계산하지 않는다. 행복이 존재 자체가 내 편이다. 아이에게 편을 들 이유를 따지지도 않는다. 그냥, 내 옆에 있는 지금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날이 있다.


오늘의 크리스마스는 화려하지 않았고, 완벽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일하고, 밥을 먹고, 사람을 만나고, 그리고 확실한 편이 있다는 걸 느낀 하루였다.


그것만으로도 올해 크리스마스는 충분히 따뜻했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 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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