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발리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by Ding 맬번니언

오늘은 발리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우리가 떠날 시간이 되어 그런 것일까.
아침부터 날씨가 갑자기 흐려졌고, 비까지 내렸다. 마치 이곳도 이제 작별을 준비하는 것처럼.

떠날 때가 된 것 같다. 우리는 발리를 떠나 골드코스트로 향한다. 그것이 처음부터 정해져 있던 우리의 일정이었다.

하지만 이번 여행은 중간에서 갈라졌다. 스티븐은 아버지의 곁을 지키기 위해 먼저 떠났고, 나와 행복이는 남은 일정을 그대로 소화하고 있다. 같은 여행이었지만, 지금 우리는 서로 다른 시간 위를 걷고 있다.


오늘은 특히 마음이 가라앉았다. 곧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고, 무엇보다 스티븐의 아버지가 오랜 시간을 살아온 곳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사실이 자꾸 마음에 걸렸다.


그곳은 아버지가 거의 50년을 살아온 도시다. 그리고 그 시간 속에 우리의 시간도 겹쳐 있다. 행복이는 11년 동안, 나는 거의 20년 가까이 매년 그곳을 찾았다.


그렇게 익숙해진 장소가 이제는 ‘마지막’이라는 단어와 함께 떠오르니 기분이 좋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마지막으로 피로를 풀기 위해 마사지를 받기로 했다. 몸이라도 조금 내려놓고 싶어서.

행복이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전신 마사지를 받았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했다. 간지럽고 어색해서 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빠, 나는 발 마사지가 더 좋아.”


그 말이 이상하게 위로가 되었다. 모든 것이 다 맞을 수는 없다는 사실이, 아이의 솔직한 반응 속에 조용히 이번 여행도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다 맞을 수는 없다.


오늘의 흐린 하늘처럼 마음도 무거웠지만, 이제는 떠나야 할 시간이다.


발리는 여기까지였고, 우리의 삶은 다시 다음 장소로 이동한다.


떠나는 날의 날씨가 좋지 않은 것이 어쩌면 다행인지도 모른다. 그래야 미련 없이 돌아갈 수 있으니까.


그리고 우리는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다시 삶을 살아갈 것이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 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같은 날, 다른 자리에서 각자가 맡은 사람을 지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