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변해야 살아남는 세상에 살고있다. 환경도, 기준도, 방식도 계속 바뀌는 세상에서 멈춰 있는 사람은 뒤처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절대로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이 하나 있다면, 나는 그것이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나는 그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행복이가 방학을 시작하며 문제집을 펼쳤다. 매일 하겠다는 거창한 계획은 세우지 않았다. 현실적으로 매일은 어렵다는 걸 우리 둘 다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신 방학이 끝나기 전까지는 어떻게든 끝내 보자는 약속을 했다. 완벽하게 가 아니라, 끝까지.
그리고 오늘, 우리는 산수 문제집을 마침내 끝냈다. 문제집을 덮는 순간, 나는 조용히 페이지들을 다시 넘겨 보았다. 틀린 문제도 많았고, 다시 설명했던 흔적도 여기저기 남아 있었다. 그 과정이 결코 매끄럽지는 않았다. 사실 솔직히 말하면, 행복이는 하기 싫어했고 우리는 그 때문에 많이 다퉜다.
“왜 해야 해?”
“오늘은 안 하면 안 돼?”
그 질문과 투정 속에서 나 역시 여러 번 마음이 흔들렸다. 휴가까지 나는 이 문제집을 가져갔다. 그럼에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였다.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즐거워서도 아니고, 잘해서도 아니었다. 하기 싫어도, 느려도, 싸우면서도 계속 책상 앞에 다시 앉았기 때문이다. 아이는 울기도 했고, 나는 화를 참아야 했다. 그 과정에서 서로를 조금씩 더 알게 되었고, 서로의 한계도 조금씩 배워갔다.
문제집 한 권을 끝냈다고 인생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나는 안다. 이 경험이 아이에게 남길 것이 무엇인지. 포기하지 않고 끝내본 기억. 싫어도 해낸 기억. 그리고 누군가 옆에서 끝까지 함께 있었다는 기억.
세상은 계속 변할 것이다. 공부 방식도, 교육도, 우리가 살아가는 조건도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아이가 앞으로 무엇을 배우든, 어떤 길을 가든, 이 하나만은 변하지 않았으면 한다.
힘들어도 도망치지 않는 것.
완벽하지 않아도 끝까지 가보는 것.
오늘 문제집을 덮으며 나는 아이에게서 배웠고, 동시에 나 자신에게도 다시 다짐했다. 변화는 필요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마음만큼은 끝까지 붙들고 가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그렇게, 조금씩 단단해지고 있었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 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