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을 함께한 게이 커플의 모습은 어떨까.

by Ding 맬번니언

20년을 함께한 게이 커플의 모습은 어떨까.

사람들은 종종 오래된 사랑을 한 가지 형태로만 상상한다. 항상 붙어 있고, 항상 같은 방향을 보고, 시간이 지나도 처음과 똑같은 감정으로 사는 관계. 하지만 현실의 장기 커플은 훨씬 더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다.


어떤 커플은 여전히 연인처럼 붙어 다니며 산다.
어떤 커플은 오픈 릴레이션십을 선택하고 각자의 자유를 존중한다.
그리고 아마 꽤 많은 커플들이 우리처럼 살고 있을 것이다.


20년을 함께한 우리는 서로를 너무 잘 안다.


20년이라는 시간은 상대의 표정 하나만 봐도 기분을 읽을 수 있게 만드는 시간이다. 말하지 않아도 알게 되는 영역이 생긴다. 사랑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형태가 바뀐 것이다. 불꽃같은 감정보다는, 오래 타는 불처럼 안정된 온도.


나는 스티븐의 생일을 맞아 하루 동안 발리에 다녀오라고 했다. 자카르타 출장에서 돌아오면서 발리에서 휴가를 보내고 오라고 먼저 제안한 쪽은 나였다. 그 정도는 충분히 보상받을 만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지난 시간 동안 가족을 위해, 우리를 위해 정말 많이 애썼다. 누군가는 쉬어야 한다면, 그 사람이 먼저 쉬는 것이 맞다고 느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아무렇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나는 그가 없는 동안 일을 해야 하고, 행복이를 챙겨야 하고, 치카도 돌봐야 한다. 집은 그대로 돌아가야 한다. 하루가 길게 느껴질 것이다. 저녁이 더 조용할 것이고, 침대의 한쪽이 비어 있을 것이다. 그 빈자리는 생각보다 크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안다. 반대로 생각하면, 나 역시 휴가를 보내고 싶을 것이다. 누군가 나에게 “다녀와”라고 말해준다면 얼마나 고마울까.


아무 설명도 필요 없이,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는 휴가 그것이 20년 된 커플은 가능하다. 그런 시간을 허락받는다는 것은 사랑받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아마 20년 된 커플의 사랑은 이런 모습일 것이다. 질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서운함이 없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 감정보다 더 큰 이해가 있다.
“나도 그럴 수 있다”는 상상력이 관계를 지탱한다. 젊을 때의 사랑은 소유에 가까웠다면, 지금의 사랑은 배려에 가깝다.


상대를 붙잡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숨 쉴 공간을 만들어주는 일.


우리는 서로를 너무 잘 알기에 언젠가는 나도 같은 시간을 갖게 될 것을 안다. 그 순서를 지금 그에게 먼저 내어준 것뿐이다.


20년이 지난 커플은 더 이상 완벽한 로맨스를 꿈꾸지 않는다. 대신 서로의 하루를 견딜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이 된다.


그리고 어쩌면 그것이 가장 오래가는 형태의 사랑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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