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오늘은 욕심 없는 하루였다.

by Ding 맬번니언

오늘은 행복이 반에서 어셈블리를 준비하는 날이었다. 아이들이 한 명씩 어셈블리를 진행한다고 했다. 상을 받는 자리도 아니고, 특별한 행사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나는 아이를 응원해주고 싶어서 더운 날씨에 학교로 향했다.

이미 많은 학부모들이 좋은 자리를 잡고 있었다. 아이들은 한 명씩 나와 또박또박 글을 읽었다. 어떤 아이는 긴장해서 틀렸고, 어떤 아이는 목소리가 떨렸다. 행복이는 생각보다 잘했다. 나는 그 순간, 괜히 가슴이 뭉클했다.


상을 받은 것도 아닌데, 무언가를 이긴 것도 아닌데, 그냥 자기 순서를 무사히 해낸 것뿐인데도.


아마 나는 결과가 아니라 그 과정을 응원하고 있었던 것 같다.


학교가 끝나가 더워서 수영장에 갔다. 오늘 날씨가 유독 덥기도 하지만 다음 주 화요일, 행복이의 수영 대회가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욕심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집중 훈련을 시키고 싶었다. 행복이가 잘하는 종목은 아니지만, 그래도 학교를 대표해서 나가는 수영 대회다.

자세를 한 번 더 잡아주고, 턴을 조금 더 빠르게 하고, 기록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싶었다. 하지만 우리는 수영장에서 놀다가 왔다.

처음에는 스스로에게 조금 실망했다.

“이렇게 해서 되겠어?”
“지금이라도 연습을 더 시켜야 하는 거 아닐까?”

그런데 물속에서 웃는 아이를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이게 내려놓음인가.
과하지 않음인가.


수영 대회는 대회고, 오늘은 오늘이다. 행복이는 매일 수영 강습을 받는 아이도 아니고, 선수처럼 준비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그냥 물에서 이렇게 마음껏 노는 것이 그 아이에게 맞다. 그렇게 한참을 놀고 집에 돌아가기 전 나는 마지막 점검만 했다.

폼을 가볍게 보고, 호흡을 한 번 확인하고, 그 이상은 욕심내지 않았다.


오늘 하루를 돌아보니 나는 두 번 응원하러 갔다. 어셈블리에서는 아이의 떨리는 목소리를 응원했고, 수영장에서는 아이의 웃는 얼굴을 응원했다.


성과가 아닌, 아이의 존재를.


어쩌면 오늘은 욕심 없는 하루였다.
일등을 해야 한다고 밀어붙이지 않고, 비교하지 않고, 앞서 걱정하지 않는 하루.


기록은 줄지 않았을지 몰라도 관계는 조금 더 부드러워진 하루.

대회 결과가 어떻든 나는 이미 알고 있다.

나는 오늘 욕심 대신 옆자리를 선택했다는 것을.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 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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