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몰디브에 도착했다. 전날 밤 자정에 출발했다. 긴 여정이었다. 먼저 약 9시간을 날아 Kuala Lumpur에 도착했고, 최대한 비행기 안에서 잠을 자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장거리 이동은 늘 몸을 예상보다 더 지치게 만든다. 잠을 자도 깊게 쉬지 못한 채 몸은 계속 긴장 상태에 머문다. 우리는 4시간 스탑오버를 하고 다시 Maldives로 향했고, 마침내 Malé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또 하나의 현실적인 문제가 생겼다. 둘 다 노트북 충전기를 가져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여러 가지를 챙겼다고 생각했는데, 꼭 이런 기본적인 것을 놓치게 된다. 급하게 공항에서 충전기를 샀다. 그리고 리조트로 이동하기 위해 제트보트를 기다렸다. 원래는 다른 투숙객들과 함께 이동하는 일정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함께 타기로 한 사람들이 오지 않았다. 한참을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다시 호텔 직원들과 이야기를 했고, 뜻밖에도 개인 전용 보트처럼 이동하게 되었다. 그 순간부터 여행의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다.
바다 위를 가르는 약 40분.
몰디브의 바다는 사진보다 더 선명했다.
물이 투명하다는 표현보다, 빛이 물속까지 그대로 들어간다는 말이 더 맞았다.
그렇게 우리는 숙소에 도착했다.
우리의 숙소는 Centara Mirage Lagoon Maldives.
Luxury Escapes를 통해 예약했고, all inclusive 옵션을 선택했다. 모든 식사와 음료가 포함된 패키지다. 도착하자마자 느꼈다. 모든 것이 정말 좋았다.
리조트의 분위기,
바다의 색,
공기의 온도,
모든 것이 “여기가 몰디브구나”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그런데 문제는 몸이었다. 아무래도 너무 피곤했던 것 같다. 행복이는 도착하자마자 수영장에서 놀고 싶어 했다. 그래서 나는 행복이와 함께 수영장으로 갔고, 스티븐은 스파에서 마사지를 받았다. 나 역시 오후 4시 50분에 마사지를 예약해 두었다.
수영장에서 놀다가 4시 10분쯤 버기를 불렀다. 숙소에 잠시 들어가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잠깐 쉬었다가 가고 싶었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한 일이 생겼다. 버기 운전사가 우리를 태운 뒤 다른 사람들도 함께 태운다고 했다.
처음에는 자연스럽게 이해했다. 같은 방향이면 함께 가는 것이겠지 싶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다른 가족이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다. 우리는 그 가족들을 계속 기다려야 했다. 게다가 그들은 바우처도 가져오지 않아 다시 돌아가야 했다.
그 순간 피곤함이 한꺼번에 올라왔다. 행복이도 지쳐 보였고, 나도 참지 못했다. 솔직히 운전자에게 화가 난 것은 아니었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버기를 불러놓고 결국 다른 사람의 시간을 당연하게 지연시키는 그 가족에게 화가 났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굳이 그렇게까지 화낼 필요는 없었다.
장거리 비행 후의 피로,
잠 부족,
낯선 환경,
그 모든 것이 감정을 더 예민하게 만들었다.
결국 나는 매니저에게 강하게 컴플레인을 했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다음부터 그 버기 운전사는 내가 호출하면 바로 왔다. 그리고 눈에 띄게 나에게 최선을 다하려 했다.
조금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모든 것이 그 사람잘못은 아니었는데 내 감정이 먼저 나간 것 같아서.
여행 첫날은 늘 그렇다. 환상과 현실이 동시에 온다. 바다는 완벽하지만, 사람은 피곤하고, 작은 사건 하나에도 감정이 흔들린다.
그래도 분명한 것은 하나다.
나는 지금 몰디브에 있다. 그리고 내일 아침이면 오늘보다 조금 더 여유롭게 이 바다를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내일부터는 그 버기 운전사에게 먼저 웃어 줄 것이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 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