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가 4박 5일 학교 캠프를 마치고 돌아왔다. 아이의 얼굴을 보는 순간 익숙한데도 조금 달라 보였다. 작년5학년 캠프와는 분명히 다르다. 말투도, 행동도,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 안에서 무언가를 스스로 해결해 낸 사람처럼 보였다.
조금 더 어른스러워진 모습.
그 모습이 반갑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조금 웃기기도 했다. 아직은 아이인데 자꾸 어른 흉내를 내는 것 같아서. 그래서 그런 행복이를 안아주었다.
하지만 그 안에는 분명한 성장의 흔적이 있었다. 행복이가 없는 동안 나는 아이를 많이 그리워했다. 집이 조용했고, 일상의 리듬이 달라졌고, 무언가 빠져 있는 느낌이 계속 있었다.
그런데 동시에 나는 나를 위해 작은 연습도 했다. 아이가 없는 시간에 익숙해지는 연습. 나에게 조금 더 많은 시간이 주어졌을 때 그 시간을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연습. 언젠가는 이 시간이 더 길어질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아이는 점점 자신의 삶을 살 것이고, 나는 점점 내 시간을 더 많이 가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노년으로 향해 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행복이가 없는 한 주 동안 나는 시어머니에게 조금 더 마음을 썼다. 거의 매일 만난 것 같다. 함께 시간을 보내고, 대화를 나누고, 처음으로 같이 영화도 보았다.
그리고 다음 달에는 처음으로 함께 Gold Coast 여행도 가기로 했다. 오늘은 행복이가 가장 좋아하는 태국 식당에서 모두 함께 저녁을 먹었다. 식사 중에 2주 뒤 골드 코스트에 함께 간다고 이야기하자 그녀는 기뻐서 눈물을 흘렸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마음이 복잡해졌다. 기쁨이었지만, 그 안에는 외로움이 섞여 있었기 때문이다. 누군가와 함께하는 시간이 그렇게까지 크게 느껴진다는 것.
그것이 조금 안쓰럽게 다가왔다. 그리고 동시에 조금 이해가 되었다. 아이를 기다리는 마음, 혼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마음, 그리고 누군가와 함께하는 시간이 줄어드는 삶.
나는 지금 그 시작점에 서 있는지도 모른다. 행복이는 점점 멀어지고, 나는 점점 누군가에게 가까이 다가가야 하는 시기로 가고 있다.
그래서 오늘은 단순한 가족 저녁이 아니었다. 세대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조용히 느낀 시간이었다.
아이의 성장과,
어머니의 눈물과,
그 사이에 서 있는 나.
그 모든 것이 한 장면 안에 있었다. 그리고 나는 생각했다. 이런 순간들이 쌓여서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의 모양이 되는 것 같다고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