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7일 과거 이야기 (참고로 이 글은 현재 사건이 아닌 과거 사건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행복이가 일주일 동안 학교에서 수영수업을 배운다. 그런데 아이들이 아직 어리고 학생수도 많아서 선생님 혼자 아이들을 돌보기 힘들어서 학부모님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특히, 엄마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것 같다. 요즘 한국 초등학생들도 교과 과정 3, 4학년은 의무 생존 수영 수업을 받는다고한다. 어린아이들은 어쩔 수 없이 누군가에 도움이 필요하다.
그런데 나는 이럴 때 도와주고 싶지만 그렇지 못한다. 선생님이 전체 메일로 부모님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런데 나는 시간이 있고 도와주고 싶어도 도와준다고 지원도 못했다. 그냥 학교 밖에 서서 수영장을 가는 행복이를 멀리서 그저 바라만 보았다.
친구 톰(또 다른 게이아빠)이랑 이야기해 보니 자기도 도와줄 수 있는데 지원하지 않았다고 한다. 우리는 학부모이기는 하지만 게이이다. 호주도 게이는 인정하지만 아직은 게이부모를 바라보는 시선이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인 부분이 많다. 게이 부부는 한국 사람들에게만 새로운 것이 아니라 호주 사람들에게도 새로운 것이다. 그래서 게이부부도 미리 안 좋은 상황을 만들지 않았다. 내가 오버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 이미 비슷한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행복이 친구 알라릭 엄마로 부터 사진을 받았다.
행복이가 4살 때 함께 수영을 배운 친구가 있었다. 하루는 그 애 엄마가 바빠서 늦게 온 적이 있었는데 아이가 아직 어리기 때문에 남자아이이고 나는 당연히 적극 도와주려고 했다. 그 아이가 "삼촌, 앞에서 엄마가 옷 갈아입지 말라고 했어요" 나 혼자 한국 사람이고 그 아이와 나만 의사소통이 가능해서 "알았어" 하고 넘어갔다.
서로 집에 놀려도 가고 상당히 친한 친구 아이에게 그런 이야기를 듣고 나니 너무 가슴 아팠다. 주변 지인들은 그 애 부모 마음이 이해가 된다라고 하지만 그럼 나는 상처받아도 되는 것일까? 단지 내가 게이라는 이유만으로 지금까지 상처받았으니 그래도 되는 것일까?
사람들이 게이에 대해서 착각하는 것이 있다. 내가 게이라고 무조건 남자를 다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게이들도일반 사람들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이 있다. 나는 아이를 좋아하는 소아성애자가 아니다. 단지 남자를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를 멀리 하지 말았으면 한다. 그 아이는 끝내 수영을 같이 배우지 않았다. 그리고 게이부부인 나와 톰도 솔직히 알아서 그런 자리를 피한다.
부모가 누릴 수 있는 당연한 권리를 우리는 일반 부모님이 불편하다는 생각에 포기했다. 옷을 갈아입는 것은 민감한 부분이기는 하다. 그런데 엄마가 남자아이 도와주는 것과 게이가 여자 아이 도와주는 것이 같을까? 게이 학부모가 이 정도 배려는 당연한 것일까? 그럼 일반 부모들이 게이 부부를 위한 배려하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게이 학부모다. 하지만 당신처럼 평범하고 평범한 일로 나도 상처받는다.
일반인 당신은 당연하게 생각한 권리들을 게이라는 이유만으로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게이 운동선수들도 포함된다. 커밍아웃을 한 게이 선수들은 개인 생활(게이라는 이유만으로)이 자신의 경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한다. 오직 그들의 기술과 재능만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미국의 프리스타일 스키 대표 선수 거스 켄위시(소치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는 19일 대회에 출전하면서 남자친구 매슈 월커스와 입맞춤을 나눴다. 이 장면이 올림픽 주관 방송사를 통해 전역에 중계되었다. 그는 동성애 혐오를 무너뜨리는 진정으로 유일한 방법은 직접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