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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둘만의 데이트

행복이를 위해 내가 세운 일주일 계획들...

by Ding 맬번니언

2022년 9월 27일 과거 이야기 (참고로 이 글은 현재 사건이 아닌 과거 사건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한국에 있는 동안 행복이와 잠깐 떨어져 보니 자연스럽게 알게 된 사실이 하나가 있다. 그동안 육아에 지쳐서 내가 얼마나 행복이를 사랑하는지 그리고 행복이가 내 삶의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 다시 알게 된 것이다.


그래서 서먹해진 관계를 극복하기 위해(행복이는 나를 보고 아무렇지 않았다. 나만 혼자 서먹해진 것이다) 호주로 돌아오자마자 우리 둘만의 데이트를 즐기기로 했다. 혼자 다녀온 한국여행이 나에게 힐링이 되어 행복이를 더욱 사랑하자라고 마음먹었다.


부모들도 가끔 나처럼 힘든 육아로 자기 자식이지만 미워지기도 하고 어쩔 때는 싫어지기도 한다. 그럴 때 나처럼 혼자 시간을 가져보는 것을 권유하고 싶다. 혼자 여행을 하는 것이 제일 좋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최소한 몇 시간 만이라도 온전히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가져 보는 것이 이런 문제의 도움이 되는 같다.


이제 나는 얼마뒤면 실습을 시작으로 새로운 일을 시작해야 하니 정신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행복이도 방학이 끝나니 이번주는 행복이를 위해 내 한 몸 불태우리라~~~

우선 즐거운 추억을 만들기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알아보니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서커스를 해서 서커스 공연을 관람을 했다.

행복이에게 호주 풋티에 흥미를 주기 위해서 내가 좋아하지도 않은 풋티 경기 관람도 했다.

행복이와 미니 골프를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아이와 함께 예술 공연관람과 그림도 직접 그렸다.

그리고 맛있는 점심도 먹고 이 모든 것을 내가 행복이를 위해 세운 계획이었다. 그리고 나 스스로 뿌듯했다.


정신없이 일주일을 보내고 행복이 방학의 마지막날 일이다. 행복이에게 오늘은 무엇을 할지 처음으로 물어보았다. 행복이와 나의 대화다.


" 아빠는 왜 맨날 아빠가 하고 싶은 것만 해?"

"무슨 말이야? 일주일 동안 재미게 보낸 것 아니야?"

"음~별로...."

"그래, 그럼 행복이 너는 무엇을 하고 싶은데?"

"나는 아빠랑 로블록스(Roblox)하고 싶어"

"OK. 그럼 네가 좋아하는 게임 하자"


나는 로블록스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다. 내가 어릴 때 한 게임이랑 방식이 너무 달라서 나에게는 별로 감흥과 재미가 없는 게임이다. 그래서 행복이가 한동안 같이 하자고 조르는 행복이를 무시했다.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일주일 동안 행복이와 좋은 유대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한 것은 내 입장에서 선택이다. 일주일을 돌아보니 행복이가 말하는 데로 행복이가 원하는 대로가 아닌 내가 원하는 대로 했다.


나는 행복이에게 미안한 마음에 더 잘해주고 싶어서 나름 이런저런 계획을 세웠는데 제일 중요한 행복이 의사가 들어가지 않은 나만의 방식으로 내 결정이다. 그래서 흔쾌히 행복이와 즐거운 마음으로 행복이가 원하는 게임을 해주었다.


한국의 부모님들은 바쁜 일상으로 아이랑 보내는 시간이 별로 없어 좋은 음식, 신기하고 값비싼 장난감, 새로운 옷 등으로 아이에 대한 사랑을 표현한다. 그런데 내 경우 아이를 돌아보니 그런 것보다 아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을 함께 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아이에 의견에 귀 기울이기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자식이기에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내가 행복이에 대해서 다 아는 줄 알았다. 그래서 내가 아이를 위해서 결정하는 것들이 정말 많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그래서 마지막 날은 아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도록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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