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23일 과거 이야기 (참고로 이 글은 현재 사건이 아닌 과거 사건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나는 행복이가 음악과 춤에 관심이 있는 남자로 자라기를 바란다. 그래서 남자아이만 소속된 댄스 스쿨에 등록시켜 주었다. 오늘은 행복이가 다니는( Australian Boys Dance Academy Annual Demonstration) 댄스스쿨이 한해 수업을 마무리하기 전에 하는 연례행사가 있는 날이다. 코로나로 인해 3년이나 춤을 배웠는데 단 한 번도 무대에 선 행복이 춤을 본 적이 없다. 그리고 아이들이 하는 연례행사가 뭐 얼마나 대단하겠어하는 마음이 컸다. 별 기대 없이 집에서 한 시간이나 걸리는 장소로 행했다.
"이 공연장이 왜 이렇게 멀리 있는 거야?"내가 한 번도 가본 적인 없는 동네에 도착해 스티븐에게 물었다.
"그래, 공연 끝나고 갈 식당은 예약했지?"
"응,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는 식당이라서 잘 모르겠네"
스티븐과 나는 공연과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로 아무 기대 없이 공연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공연장소에 도착하니 이런 차가 엄청 막힌다. 그리고 공연 규모가 생각보다 컸다. 이런 분위기 때문일까?
나는 행복이의 댄스 실력에 대한 궁금증과 함께 오늘 공연이 얼마나 대단한지 궁금증이 켜져 갔다.공연을 관람하러 온 사람들은 이미 매진된 표로 인해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들까지 보였다. 나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놀랐지만, 공연이 시작하자마자 아이들의 놀라운 실력에 한 번 더 크게 놀랐다.
특히 몇몇 남자아이는 프로 수준의 실력으로 공연을 보는 사람을 매료시켰다. 예상과는 달리 공연이 정말 재미있어고, 한 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이 눈 깜짝한 사이에 지나갔다.
공연 도중 촬영이 불가능해서 행복이가 3번 무대에 올랐는데 무대 인사만 겨우 촬영했다. 이것도 촬영한다고 진행 요원에게 혼났다. 이렇게 훌륭한 공연을 선 보인 아이들에게 엄청난 박수와 환호성으로 보답해 주었다.
2006년에 나온 영화 해피피트 1 은 미숙하게 태어난 주인공 멈블(음치로 태어났다)이 주변사람들(펭귄)에게 인정을 받지 못해 왕따를 당한다. 그렇다가 끝내, 멈블이 무리에서 추방당해 방황하다가 만난 아델리 펭귄들과 지내면서 멈블은 자신의 재능인 탭댄스를 개발한다. 그리고 자신이 개발한 탭댄스로 무리를 위험에서 구하고 영웅이 된다. 엄청나게 노래를 잘하는 펭귄 무리에서 혼자 음치로 태어난 주인공이 자신이 잘하는 것을 발견 그것으로 자신의 무리를 구한다는 이 영화를 나는 보고 또 보고 했다.
나는 어릴 때 미술에 재능이 있었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고 꽤 잘 그리는 편이라서 용기 내어 부모님에게 초등학교 때 미술 공부를 하고 싶다고 했는데 뒷받침을 받지 못했다. 우리 집이 우선 부자가 아니고 그림을 그리는 것은 그 당시 공부를 잘하는 것만큼 그렇게 대단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 상처가 있기에 나는 행복이에 재능을 찾아 주고 싶은 욕심이 강하다.
그런데 내 생각과 다르게 행복이는 댄스에 별로 관심이 없다......
솔직히, 아직은 아무것에도 관심이 없다......
나는 이렇게 열심히 자신의 재능을 찾아 주려고 노력하는데 아이는 재능 찾기에 관심이 없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면 내가 어릴 때 그림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지금에야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럼, 나는 왜 어릴 때 그림 그리는 노력을 계속하지는 않았을까? 그 이유는 아마도 내가 너무 어려서 그런 것일까? 내생각엔 그 당시(초등학생) 나는 아직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 행복이는 자신의 대한 믿음이 있을까? 아이가 그렇게 하기 힘들 것이다.
"아빠, 나 테니스에 재능이 있는 것 같아, 도와줘" 초등학교3학년이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경우는 드물 것이다. 내가 너무 성급하다. 몇몇 행복이 친구들이 재능을 찾아내고 그것을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차분히 기다리지 못한 것이다. 아이의 재능을 찾아내도록 도와주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아이가 재능을 찾지 못한다고 보채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다.
나는 행복이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면서, 언제 가는 행복이가 해피피트 주인공 멈블처럼 되는 날을 꿈꿨다. 하지만, 그런 날이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니면 나처럼 아주 늦게 자신의 재능을 알아차릴 수도 있다. 그렇다면, 부모로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행복이가 도움을 요청할 때, 그때 행복이를 도와줄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아이에 재능을 찾기 위해 서둘지 말고, 모든 것은 제때가 있을 것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차분히 기다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