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비가 와서 내 앞의 트랙을 확인하면서 열심히 트램을 운전하며, 시내로 향하는 중이었다. 트램의 각 부분을 철저하게 점검하며, 안전한 운행을 위해 모든 정신력을 집중하고 있었다. 그렇게 몰입하고 있던 중에, 업무관리의 중심지인 오퍼레이션 센터에서 무전 연락이 들어왔다.
내 귓가를 간지럽히는 무전기의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는 우리 트램 운전사들이 오퍼레이션 센터로부터 지시를 받을 때의 일반적인 신호였다. 안전하게 트램을 세우고, 손은 자연스럽게 무전기를 잡아 들었다. "여기는 XX번 트램, 수신하였습니다."
센터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약간 흥분된 것 같았다. "혹시 핸드폰을 XX 정류장 화장실에 두고 가지 않았나요?" 그들이 물었다.
그 말에 나의 손이 무전기를 더 꽉 잡았다. 트램 운전에 너무 몰입하고 있어서, 소중한 핸드폰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아침부터 비가 내리며 하루가 시작되었고, 그로 인해 하루 종일 정신없이 바빴다. 그러다 보니 화장실에 잠시 들렀다가 핸드폰을 그대로 두고 온 것이었다. 그런데 그 사실을 오퍼레이션 센터에서 연락이 올 때까지 전혀 깨닫지 못했다.
나의 모든 정신력이 트램 운전에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에, 핸드폰을 잃어버린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그것은 내가 일에 얼마나 열중하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일종의 증거였다. 그만큼 나는 이 일에 완전히 몰입하고 있었으며, 그 결과 핸드폰이라는 중요한 물건조차 잊어버릴 정도로 모든 것을 잊고 트램 운행에 집중했다.
처음에는 이 모든 것이 나에게 낯설고 어려웠다. 트램의 각 요소를 이해하고, 안전한 운행을 위해 모든 것을 관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는 스스로를 트램 운전사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충분한 경험을 쌓았다. 물론 10년이나 20년 이상 이 직업을 수행해 온 선배 운전사들과 비교하면 아직 나는 초보일 뿐이다.
그러나 나는 점차 그들처럼 능숙하게 이 일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시내로 향하는 아름다운 트램 트랙, 멀리 보이는 도시의 풍경, 매일 다른 승객들과의 만남, 그리고 그 과정에서 겪는 흥미진진한 일상... 이 모든 것이 이제는 내 삶의 일부가 되었다.
9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이 일을 단순히 적응하는 것을 넘어서서 진정으로 즐기기 시작했다. 매일이 새로운 도전과 기회로 가득 차 있으며, 그 속에서 나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제 나는 트램 운전이 내 삶의 중요한 부분이며, 이 일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사람이라는 존재는 대단하다. 우리는 주어진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는 능력이 있는데, 이것은 생존 본능이라고도 할 수 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내가 이렇게 트램 운전을 즐기는 단계가 될 줄은 정말로 상상도 못 했다.
나는 본래 예술적 성향이 강한 사람이다. 미술을 사랑하고, 음악에 열중하며, 감성적인 것들에 끌리는 내 성향과는 전혀 다른 세계인 트램 운전이라는 일. 그런데 이제는 그 일에서도 아름다움과 의미를 찾아내고, 나만의 색깔을 더하며 일을 즐기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마치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트램 운전도 나만의 예술이 된 것이다. 트램 트랙 위를 달리며 보이는 다양한 풍경, 그 안에서 엮어지는 수많은 인간 드라마, 그리고 그것을 무사히 이끌어내는 운전사의 역할. 이 모든 것이 마치 한 편의 그림이나 음악 같다.
그런 내가 트램을 운전하고 다닌다니, 생각해 보면 신기하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나의 새로운 삶이고, 나는 그 속에서 새로운 나를 발견하며 삶을 즐기고 있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적응이 아닐까 싶다.